“북미협상 안 되는 것은 연락 통로 없어서가 아니다, 스웨덴 ‘푼수 없는 행동’ 말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미국이 스웨덴을 통해 북미협상을 타진해 왔다면서 스웨덴을 향해 “푼수 없는 행동”의 중재자 역할을 하지 말라고 했고 미국에게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없이는 북미협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대사는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과정에서 미국 언론이 12월 북미 실무협상 가능성을 보도한데 대해 “이미 여러 차례 강조한바와 같이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할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조미대화는 언제가도 열리기 힘들게 돼있다”고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4일 자신의 담화에서 “최근 미 국무성 대북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은 제3국을 통해 조미 쌍방이 12월 중에 다시 만나 협상하기를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한 것과 관련해 제3국이 어느 나라인지를 묻자 “스웨덴을 두고 한 말이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이 스웨덴을 중간자로 내세운 이유에 대해 묻자 “내가 보기에는 미국 측이 우리에게 빌붙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스웨덴을 이용해 먹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북미 연락 창구로 지목된 스웨덴은 1973년에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했고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이 미국의 영사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김 대사는 스웨덴을 행해 “우리는 스웨덴 측이 지난 10월초 조미실무협상장소를 제공하고 편의를 보장해준데 대하여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조미가 서로의 입장을 너무도 명백히 알고 있는 실정에서 스웨덴이 더 이상 조미대화 문제를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미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지 아니면 미국의 끈질긴 부탁을 받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당사자인 미국은 잠자코 있는데 스웨덴 측이 곁가마 끓는 격으로 처신한다면 오히려 푼수 없는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중간 연락 역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지금 조미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연락 통로나 그 누구의 중재가 없어서가 아니다”며 “우리는 스웨덴 측이 정세판단을 바로하고 앉을 자리, 설 자리를 가려볼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나아가 김 대사는 “미국은 더 이상 3국을 내세우면서 조미대화에 관심이 있는 듯이 냄새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고 미국에게도 경고했다. 북한이 김 대사를 통해 미국과의 비밀 연락통로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미국이 직접 북미협상에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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