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평양-백두산 약속 하나도 실현된 것 없다, 부산 가야할 이유 하나도 못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은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면서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지금의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모든 일에는 때와 장소가 있는 법이다> 제목의 논평을 통해 “지난 11월 5일 남조선의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이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왔다”면서 이같이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울러 “친서가 온 후에도 몇 차례나 국무위원장이 못 온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왔다며 “무슨 일에서나 다 제 시간과 장소가 있으며 들데, 날 데가 따로 있는 법이다. 과연 지금의 시점이 북남 수뇌 분들이 만날 때이겠는가”라고 말했다.

나아가 “무슨 일이나 잘되려면 때와 장소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런 리치도 모르는 상대와 열백 번을 만난들 어떻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라며 “그 척박한 정신적 토양에 자주적 결단이 언제 싹트고 자라나는가를 참을성 있게 지켜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초청 거부 이유를 얘기했다.

이어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데 대해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초청에 대해선 “우리는 남측이 국무위원장의 부산 방문과 관련한 경호와 의전 등 모든 영접준비를 최상의 수준에서 갖추어놓고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며 “이 기회라도 놓치지 않고 현 북남관계를 풀기 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흐려질 대로 흐려진 남조선의 공기는 북남관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며 남조선당국도 북남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의연히 민족공조가 아닌 외세의존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릇된 입장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짚었다.

또 “지금 이 순간에조차 통일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북남관계문제를 들고 미국에로의 구걸행각에 올랐다니 애당초 자주성도 독자성도 없이 모든 것을 외세의 손탁에 전적으로 떠넘기고 있는 상대와 마주앉아 무엇을 논의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남북관계를 미국에 뜻에 맞춰 진행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통신은 “전파를 타고 흘러드는 소란스러운 울림들을 통하여 이남 땅의 정서가 심히 깨끗치 못하다”며 남한 내 보수세력의 주장들을 열거한 뒤 “마른나무에 물 내기라고 이런 때에 도대체 북과 남이 만나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그런 만남이 과연 무슨 의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종이 한 장의 초청으로 조성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며 “삼고초려를 해도 모자랄 판국에 민족의 운명과 장래문제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다른 나라 손님들을 요란하게 청해놓고 그들의 면전에서 북과 남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과 남 사이의 근본문제, 민족문제는 하나도 풀지 못하면서 북남수뇌들 사이에 여전히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냄새나 피우고 저들이 주도한 ‘신남방정책’의 귀퉁이에 북남관계를 슬쩍 끼워넣어 보자는 불순한 기도를 무턱대고 따를 우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통신은 또 “미국에 기대다가 낭패를 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주소와 번지도 틀린 다자협력의 마당에서 북남관계를 논의하자고 하니 의아할 따름”이라며 “자신들의 과와 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는데 숨을 고를 대신 물위에 그림 그릴 생각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는 어떻게 개선되고 화해와 협력의 꽃은 언제 다시 피어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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