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
▲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

발생한 문제에 대한 이유가 전 인류의 수와 같다고 한다면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다. 그런 게 어디 있냐며 손사래를 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문제가 ‘두통’이라고 한다면 의외로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사람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어떤 요인이 내게는 지독한 통증의 절대적 이유가 되곤 하니 말이다.

갖가지 형태로 나타나 일상을 흔드는 두통,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며 어떤 방법으로 이겨내야 할까.

눈이 빠질 것 같은 아픔이 느껴지는가 하면, 어지럽고 멍한 기분, 머릿속을 뾰족한 무언가가 계속 찌르는 것 같은 찌릿찌릿함, 열이 나면서 욱신거림 등 두통을 표현하는 말들은 다양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증상이다. 그런데 머리 아플 때 이를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한두 알의 두통약과 적당한 휴식이면 된다는 생각이 강한 것.

물론 어쩌다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한 통증이라면 진통제 복용으로 충분한다. 그런데 아무리 약을 먹어도 좀처럼 평상시 몸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잠시 약을 내려놓고 관련 병원 등을 찾아 두통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두통은 뇌출혈이나 감염성질환, 뇌졸중, 내과 질환과 같은 비교적 명확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2차성두통과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음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1차성두통으로 구분한다.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개의 두통은 1차성에 해당된다. 관련 병원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듣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이유가 없다는 말을 오해해선 안 된다. 미처 점검하지 못했던 요인에 의해 통증이 발생한다는 의미니 말이다. 한의학에서는 뇌 혈액순환 장애에서 머리가 아픈 이유를 찾고 있으며, 이때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어혈을 지목하고 있다.

어혈은 생리적 기능을 잃어버린 더럽고 탁한 혈액을 이르는 말로 스트레스, 피로, 각종 질환, 장부의 기능 저하, 잘못된 자세습관에 따른 근육, 골격 문제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생성된 어혈이 혈관 내에 정체되면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 과정에서 혈액을 통해 전달돼야 할 산소와 영양소가 뇌에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게 되면서 두통을 유발한다. 어혈이 정체된 곳에서는 쑤시는 듯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어지럼증이나 이명, 가슴 답답함, 코피, 혈변 또한 어혈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되는 혈관 내 어혈을 없애기 위해 한방에서는 뇌 청혈 해독 탕약 처방 등을 통해 탁한 혈액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데 집중한다. 어혈 제거와 위 기능 문제, 간장의 열, 대장의 독소, 신장의 무력 등 저하된 장부의 기능 회복과 면역력 강화를 돕는다.

왼쪽이나 오른쪽 편두통 심할 때나 만성두통, 긴장성두통 등에 적용된다. 또한 군발두통이나 속울렁거림을 동반한 소화불량 두통, 임신(임산부)두통, 뒷머리, 관자놀이 통증 등 여러 유형의 두통과 어지럼증 치료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한방에서는 뇌 혈액순환 장애로 높아진 뇌압을 침을 통해 정상으로 낮추는 뇌압조절이 쓰이기도 하고, 약과 침의 효과로 통증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약침요법, 전신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요법도 두통 없애는 법으로 쓰인다.

흔함과 익숙함이 통증을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매번 겪을 때마다 괴로울 뿐이다. 흔함이라는 덫에 빠져 소중한 일상이 통증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좀 더 세심한 주의와 현명한 대처가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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