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 연합회장 노하식<제공=산청소방서>
▲ 산청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 연합회장 노하식<제공=산청소방서>

산청 김정식 기자 = 2019년 한해 달력이 딸랑 한 장 남았다. 내 삶을 누군가 이렇게 살라고 편성 해 주지 않았다.

나 스스로도 인생의 프로그램을 작성 해 가면서 계획성 있게 살지도 않았다.

매시간 시간마다 일정표를 짜 놓은 것처럼 기계적으로 체 바퀴 돌아가 듯 그저 덧없이 성실하게 세월을 흘려보냈다.

그런 생활 속에 유독 2019년 나에게 ‘환갑 해(年)’ 라는 귀한 고유명사가 붙어 다녔다. ‘환갑’은 우리들 생애에서 정말 축복받는 장수의 의미다.

그런데 어느 순간 환갑이라는 단어자체가 모든 사람들의 삶 속에서 생뚱맞고 어색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과학기술과 의학의 발전에 따라 인간 수명은 급격히 늘어났고, 우리 사회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었다.

당연히 만 60세가 환갑인 이 사회에서 축복받는 기념일로 용납하지 않는 일상의 생일날이 됐다.

이순의 선을 절대 넘지 않을 것 같은 나날이었는데 벌써 이순이라니 참 어이가 없다. 이순(耳順)... 뜻, 그대로 풀이하면 ‘귀가 순해 진다’는 의미다.

귀가 순해지는 것은 남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고 잘 들어주라는 뜻이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준비를 하라는 단계이리라.

내가 ‘의용 소방대’라는 사회단체활동을 한 것이 나의 생애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26년 11개월이라는 이 엄청난 시간이 내 생애 가장 영예로운 한 부분이다.

그 많은 ‘의용소방대’ 세월을 보낸 지금 이런 뉴스 하나 툭! 2019년 11월 19일 오후 TV뉴스채널에서 뜨겁게 달궈진 앵커의 목소리 “소방 공무원 국가직 전환” 이었다.

우리 산청의용소방대원 416명은 그 어떤 지역보다 모두 기립 박수와 환호의 함성을 보냈다.

이유인 즉 산청군은 한국 남쪽 내륙에서 가장 높은 지리산(해발 1915m)이 비경의 극치를 품고 있는 만큼, 비례해 안전점검 대상물이 그 어느 지역보다 많은 곳이다.

나는 산청소방서 소방공무원들이 위험의 난이도를 따지지 않고 늘 자신의 가족을 보살피는 마음과 시선으로 안전사각지대에서 군민을 지켜주는 그 노고의 무게감을 보았다.

2019년 8월말 기준, 전체 소방공무원 98.7%인 5만4875명 지방직 소방공무원이 2020년 4월부터 국가직으로 전환 된다.

이 사실이 지난 11월1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소방공무원법 전부 개정 법률안이 가결되었다.

국가직으로 전환 된다면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던 만성적인 인력부족, 장비의 노후화 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라는 법안이 통과 된 것을, 2019년 산청의용소방대원들은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하고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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