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채 전 부산시생활체육회장, "'후보사퇴'가 '후보단일화'로 뉴스에 나와 당황스럽다"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 "'후보단일화 표현은 잘못, 박 전 회장이 나를 지지한 것은 확실"
장인화 전 부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첫 민선인만큼 스포츠맨십 발휘, 투명하고 공정한 플레이를."

 

오는 27일 첫 민선 체육회장을 선출하는 부산시 체육회의 공식 홈페이지.
▲ 오는 27일 첫 민선 체육회장을 선출하는 부산시 체육회의 공식 홈페이지.

부산 체육계 수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자는 취지로 처음 치러지는 민선이다. 하지만 오는 27일로 예정된 선거를 앞두고 후보단일화 논란, 가짜뉴스 난무, 흑색비방전으로 기존 정치권 선거보다 더한 과열·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인화 전 부산시체육회 수석 부회장이 지난 12월9일 부산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던 날,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이 "박희채 전 생활체육회장과 정정복 전 축구협회장 간 후보단일화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장 후보측은 "출마선언 당일 정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들먹이는 것은 다분히 '불손한 의도'를 가졌다"며 불쾌해 했다. "기성 정치판도 아니고 체육인들이 '후보단일화' 운운한 것" 또한 이번 민선의 취지에 맞지 않다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체육회장 출마가 거론되던 박희채 전 부산시생활체육회장이 단일화 합의 사실을 부인했다. "부산체육 발전과 시민의 행복, 건강을 위해 뛸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뜻에서 불출마 입장"은 분명하지만, "나를 두고 말들이 많은데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장인화 전 부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 <사진=정하룡 기자>
▲ 장인화 전 부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 <사진=정하룡 기자>

장 후보측은 정 후보측이 배포한 "정정복·박희채 회장이 지난 6일 후보단일화에 합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가짜뉴스'임이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정치에서 독립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민선체육회장 선거가 가짜뉴스까지 난무하는 행위는 스포츠맨십에도 어긋난다"며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

그러자 정 후보는 13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도자료의 '단일화 합의'라는 문구가 오기, 잘못 표현된 것"이라고 한발 물러나는 듯했지만, "단일화라는 표현은 아니지만, 박희채 전 회장이 돕고 지지하는 것은 맞다. (박 전 회장이) 후보단일화라고 말하기가 어려우니까 그렇게 말한 것 같다. 상대 후보를 배려해 중립적인 입장을 표명했을 뿐"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인화 후보는 "이번 첫 민선 체육회장 선거는 부산 체육인의 잔치인만큼 스포츠맨십을 발휘해 투명하고 공정한 플레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또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홍보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 일간지 지면에 게재된 대회 광고에 정 후보의 사진이 수차례 실렸기 때문이다. 장 후보측이 선관위 등에 선거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달라며 이를 문제 삼았다. 정 후보측은 "선관위에서 문제가 안 된다는 답변을 듣고 신문 광고에 실었다"고 반박했다.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 <사진=정하룡 기자>
▲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 <사진=정하룡 기자>

현재는 정 후보측에서 "선거 관리 규정상 사전 선거운동 제한과 대의원 등이 확정되지 않아 공약이나 비전을 알릴 기회가 없는데 인맥을 동원하는 등 선거가 과열되고 있다"며 "체육회장 후보 등록 뒤 TV 공개 정책 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한 상태라 곧 공방이 이어질 태세다.

이처럼 과열된 부산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체육계에서는 예견된 일이라고 말한다. 두 후보의 지역 정치계와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최근까지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장 후보도 오거돈 부산시장을 비롯, 현 지자체 인사들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뉴스가 동원되고, 후보 간 흑색비방, 정치공방 과열 양상이 난무하는 것에 대해 "지방체육의 자율과 자립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출마자가 가까운 정치인에 기대거나 공작정치에 휩쓸릴 우려가 없지 않다"는 지역체육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인화 전 부산시체육회 수석부회장과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 명예회장 2파전으로 치러지는 부산시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2월16~17일 후보자 등록을 하고, 18일부터 8일간 선거운동을 펼쳐 27일 투표가 실시된다. 두 후보는 10일 안에 부산 16개 구·군을 순회하며 자신의 공약과 정책을 알려야 한다. 487명의 지역 체육계 선거인단의 투표로 선출된다.

부산시체육회장은 공식 등록된 엘리트 체육인 7000여명, 생활체육인 20만명, 등록되지 않은 체육인까지 포함해, 수 많은 체육인을 이끌어갈 수장이다.

예산규모도 360억원에 달하며 향후 예산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인구 350만 부산의 체육회 예산규모가 인구 145만의 광주(390억원), 인구 295만의 인천(570억원) 등과 비교해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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