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사과문을 내고 갈등 수습에 나섰다.

이 고문과 조 회장은 30일 사과문을 내고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했고 이명희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5일 조 회장이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어머니 이 고문의 자택을 찾았다가 말다툼이 벌어졌고 이때 이 고문이 가벼운 상처를 입은 사실이 알려졌다. 이 일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 비판에 나선 것이 발단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내부 갈등은 총수 일가의 경영권 상실을 불러올 수 있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 회장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 고문 5.31%로 개인별 지분율에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조 회장의 경영권에 위협이 되는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I)가 17.29%의 지분을 확보해 조 전 부사장 등 일가 인원과 손잡을 경우 조 회장은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 이로 인해 조 회장에게 이 고문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결정권자라는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권의 추이와 계열 분리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다. 조 회장은 이에 부담을 느끼고 이 고문에게 사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고문 역시 아들과의 갈등을 외부로 공개한 것이 이 고문 측이라는 얘기에 악화한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측의 상황 인식이 사과문 발표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갈등의 여지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달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조 회장의 측근으로 세대교체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룹 경영에 있어 조 전 부사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진 것도 여전히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총수 일가의 내부 갈등은 내년 3월 주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