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 “10년간 소방, 응급 현장에서 일하면서 자괴감 많이 느껴”
“소방관, 영웅 대접 바라지도 않는다...비참한 소방관 처우 개선이 우선”
“소방관 뒷받침 하는 법과 제도 만들겠다”

민주당 인재영입 5호인 소방관 출신 오영환 씨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환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인재영입 5호인 소방관 출신 오영환 씨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환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영입인재 5호로 소방관 출신의 오영환 씨를 영입했다. 오 씨는 입당 소감문에서 “정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며 정치 도전을 선언했다.

7일 국회 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영입인재식에서 오 씨는 “먼저 저는 10년간 화재현장과 구급현장 일선에서 국민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청소년이었던 18살 시절부터 소방관이 되고 싶었다. 우연히 목격한 상가화재에서 중년여성이 울부 짖는 것을 보고 그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을 보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고민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을 구하는 소방관이 되고자 마음먹었다”며 소방관을 지원한 동기를 회상했다.

이후 “2010년에 소방관에 임용이 된 뒤 한번도 소중한 생명을 지키겠다는 소명의식을 놓은적이 없다”며 “한명이라도 더 구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눈앞의 생명을 구해내지 못한 순간이 쌓이고 쌓였다. 그 속에서 소방관들이 많은 눈물을 흘렸다. 지금도 많은 소방관들이 그 현장에서 트라우마가 쌓여 후유증에 걸리고 목숨을 스스로 끊는일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소방관은 영웅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소방관들은 영웅은 꿈도 꾸지 않는다. 동료가 죽어나가야 소방관 처우가 사회적으로 관심 받는 비참한 현실이다”며 “소방관이 암에 걸려도 소방업무와의 연관성을 입증해야하는 비참한 현실속에 자괴감만 늘어나고 있다. 이 땅의 소방관들의 소망은 그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 씨는 “소방청의 설립에 이어 이제야 드디어 소방관이 국가직화가 이뤄져 다행이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쏟아내는 국가공무원인 소방관을 국가에서 인정하지 않으려는 그런 행정, 그리고 그런 것을 인정 안하려는 정치에 유감이다”며 “정치가 과연 우리 삶에 얼마나 도움 주는지 평소 회의감을 느끼고 있었다. 정치에 물어보고 싶다.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예산을 포퓰리즘, 퍼주기라고 비난하는 정치가 우리 국민의 안전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생각이 들던 와중에 민주당의 제안을 받았고 고민했다. 잘해낼 수 있을까보다 천직이라고 여겼던 소방관을 내려놓아야 한다는게 힘들었다”며 “그럼에도 정치에 도전한 결심은 단 하나다. 현장에서 한명이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소방관들을 뒷받침 할수 있는 법안, 예산을 마련하는 일에 소방관 출신이 한명이라도 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정치 참여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오 씨는 “현장에서 구조 구급대원으로 살면서 법과 현실의 괴리를 많이 느꼈다. 홀로 고독사하는 어르신들 응급처지를 받지 못해 죽어가는 아이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내려놓는 청년들은 미약한 소방관의 힘으로 살릴수 없었다”며 “평생 소방관으로 살려했지만 그 평생의 꿈 잠시 내려놓고 정치 하겠다. 더 많은 사람들을 지키키 위해 정치 하려한다. 선후배 소방관들 아낌없이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이 사회의 영웅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기위해 제 안의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적 있었다. 당시 살기위해 손을 내민 소녀의 손길을 기억한다. 그 살고자하는 손길을 가슴에 깊이 새긴 채 정치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오영환씨의 입당 소감을 듣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오영환씨의 입당 소감을 듣고 있다. <사진=권규홍 기자> 

이해찬 “국민안전예산 포퓰리즘이라 매도했던 정치권 지적에 마음 무거워”
“오영환 소방관에게서 절박한 심경 발견...정치에서도 잘할 것”

 
오 씨의 발언 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이해찬 대표는 “오영환 소방관의 입당을 축하한다. 감동적인 회견문이었다. 사람을 구하면 구할수록 간절함이 커져갔다는 소감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국민 안전 예산을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는 정치인들이란 대목에선 정치인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개인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그 의무를 저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꽃다운 학생들이 숨진 세월호 참사가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방관들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며 “공직자는 절실한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 회견문속에 성실하고 진실한 소방관을 보았다. 오 소방관은 절박한 마음으로 정치에서도 일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영입 이유를 밝혔다.  

이후 입당식에서 이 대표는 오 씨에게 당헌, 당규 책자를 선물하고 진선미 의원이 민주당의 파란 목도리를, 김부겸 의원이 당의 뱃지를 집적 달아주며 오 씨의 입당을 환영했다.

또한 오 씨의 아내로 알려진 유명 클라이밍 선수 김자인 씨도 이 자리에 참석해 남편 오 씨의 입당을 환영했다.   

오 씨는 이후 기자들의 질의 응답 시간에서 “소방직의 국가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그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개선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재 시급한 것은 반쪽자리 법안인 소방관 국가직 법이다. 인사와 권한을 온전히 소방청장의 몫으로 가져오는 것이 당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 참여를 하면서 “주변에게도 제대로 알리지 못했고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며 “이제 알게 되시겠지만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아내와 상의해서 잘 말씀드리겠다. 저의 중요한 판단기준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 이제껏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법과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고 밝혔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