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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자수첩] 3通이오! 한눈에 보는 국회 본회의…그리고 그 후

1통: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2통: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
3통: 유치원 3법
본회의 그 후, 축배 든 與 뒤에 野는 ‘가성고처원성고'

[폴리뉴스 송희 기자] 국회에서 법안들이 이만큼 속전속결로 가결된 적이 있었나. 길면 1여 년, 짧으면 한 달도 안된 안건들이 '4+1 공조체제'를 통해 처리되었다. 

지난 13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유치원 3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通: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정세균, 최초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에 대해서 당초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자유한국당은 반란표를 노리고 표결에 참석했지만 4+1 공조체제를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무너트리는 데 실패했다. 재적 의원(295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통과 조건인 인준안은 278명이 참여해 찬성 164표, 반대 109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통과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7일 정 후보자를 지명한지 29일 만이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 인준안 통과를 확인한 뒤 일제히 본회의장에서 빠져나와 바로 앞인 로텐더홀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독재악법을 날치기한 민주당을 규탄한다, 국회 권위를 실추시킨 정세균은 사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국당은 당초 “화성·동탄 택지개발 의혹을 비롯해 각종 의혹에 정 후보자가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검증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청문채택보고서의 채택을 보류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근거 없는 의혹제기며 언론에서조차 '한 방이 없다'고 할 정도로 정 후보자와 관련해 특별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심사경과보고서는 채택돼야 한다”고 맞선 바 있다.

2通: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

‘달라지는 검-경 관계, 상명하복이 아닌 평등’

민주당과 소수야당이 주도해 수정발의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도 차례로 가결됐다. 법안은 자유한국당이 앞선 정 후보자 인준안 처리 이후 다시 참석하지 않아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형사소송법은 167명이 참여해 찬성 165표로, 검찰청법은 166명이 참여해 찬성 164표로 가결됐다.

이날 처리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함으로써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검-경의 수직적 관계는 상명하복의 관계가 아닌 대등 협력관계가 되었다.

개정안은 경찰이 기소 의견 사건만 검찰에 송치하고 불기소 의견 사건은 자체 종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청구하지 않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영장심의위원회가 각 고등검찰청에 설치된다. 검찰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

검찰청법은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인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 그리고 경찰공무원이 범한 범죄로 정했는데,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에는 수사 범위에 ‘대형참사’가 추가됐다.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통해 “법이 통과되었다고 해서 국회나 정부의 임무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수사권력구조 개편과 관련된 경찰관계법에 대한 제정이나 개정은 물론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보충할 하위 규정의 제·개정 등 앞으로 실질적 법치주의를 완성하기 위한 노력은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3通: 유치원 3법

‘이제 아이들 밥값으로 원장 명품백 못 사, 노래방 못 가’

이날 대규모 사립유치원 부정회계 적발을 계기로 만들어진 ‘유치원 3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한국당은 이번에도 빠졌고 나머지 5당이 약 98% 찬성률로 가결했다. 유치원 3법은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면 2018년 10월 처음 발의된 유치원 3법은 1년 3개월 만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시작 단계인 교육위 법안소위부터 삐걱거렸고, 개원 연기 투쟁까지 한 사립유치원 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개정된 육아교육법은 유치원에 교육부가 구축한 회계 관리 체계인 ‘유아교육정보시스템(에듀파인)’ 사용을 의무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치원이 지원금 또는 보조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전액 토해내야 한다.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사립유치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 또는 재산을 교육 목적 외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된 학교급식법은 기존 대상에 유치원을 포함하여 유치원의 급식 시실·설비와 운영에 관한 체계를 확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초·중등학교와 같은 수준의 기준을 지켜야한다.

이에 정의당은 14일 논평을 통해 “유치원 3법 통과를 계기로 안심하고 아이 키울 수 있는 환경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더 나아가 국공립 유치원, 어린이집 확대를 포함한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정치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유치원 회계를 분리하고, 유치원 땅과 건물에 교육환경개선금 명목의 지원금을 주는 내용을 담아 수정안을 냈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본회의 그 후

이해찬 대표와 민주당 의원 50여 명은 서울 여의도의 한 한식당에서 축하연을 시작했다.  지난달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통과시킨 데 국회 본회의에서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 처리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은 축제 분위기였다.

이에 심재철 원내대표는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날치기 처리하고 나서 축배를 들었다고 한다. 저들이 지금 변사또처럼 잔치를 벌이며 웃음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들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릴 날이 도래하고 말 것이다. 춘향전에 나오는 '가성고처원성고'(歌聲高處怨聲高·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다)를 기억하시기 바란다”며 비난했다.

이것이 협치라면 협치일까. 비록 제1야당이 빠진 반쪽짜리 협치였지만 앞으로 서로 협력하여 더 나은 국회의 모습을 보고자 하는 것이 국민의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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