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 낯설 뿐, 어렵지 않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민은 몰라도 된다’ 발언은 왜곡, 해명하고 싶어”
“정의당, 이번 제도의 수혜자가 되기보다 비전·가능성으로 평가받을 것”
“제도로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다수의 국민이 지지하기에 만들어 낼 수 있어”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연정”

13일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13일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3선, 경기 고양시갑)는 지난 13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김능구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개정된 선거법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당초의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 됐지만, 제도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의당이 근 2년간 매달린 법안으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결사적으로 반대했음에도, 이에 맞서 6석밖에 되지 않는 정의당이 개정된 선거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낯선 것이지 어려운 것이 아니다. 현재는 완전한 연동형이 아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지만 유권자들의 선택 폭이 더 넓어졌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공유(공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심 대표는 앞서 논란이 됐던 ‘국민은 몰라도 된다’라는 말은 왜곡된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해명하겠다 밝혔다.

“그날 7시가 논의를 통해 여야 4당이 합의안을 만들었다. 합의안의 취지대로 주무부처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 법조문도 만들고 (수학자의 도움을 받아) 산식도 만든 것인데, 아직 준비되지 않은 산식을 기자들이 물어본 것”이라며 그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위에서 합의된 대로 산식과 제도를 만들어 가져오면 설명해 드리겠다. 오늘은 합의된 원칙적인 내용만 국민들에게 보도해도 되지 않느냐. 오늘은 이 산식까지 아실 필요 없다’라는 취지로 말씀드린 건데 오해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3일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13일 의원회관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이날 심 대표는 다당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개선된 제도의 폭이 굉장히 협소하다. 특히 30년 양당체제를 끝내고 다원적 정당 체제로 넘어가자는 것이 이번 개역의 취지 중의 하나였는데, 그 체제변화까지 제도가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아쉬움이 있지만, 제도만 가지고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무망한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도에 따른 국민의 전략적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에, 국민들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의당이 이번 제도에 가장 유리하다는 식의 일반적 평가는 아닌 것 같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수혜자가 되기보다는, 정의당이 가진 비전, 가능성 그 자체로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정치가 양당제에서 다당제로 정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심 대표는 “지금도 다당제이다. 다만 양당의 결정권을 넘어선 다당제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거대 양당이 결정권을 행사하고 나머지 정당은 잔여 정당의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제3, 4당까지 포함한 결정 구조를 말하는 것이고, 서로 협력과 견제를 통해,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연정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말하며 “(현) 제도로 (지금의) 양당 체제를 극복한 다원적 정당 체제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다수의 국민이 다당제를 지지하기 때문에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의당도 여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심 대표는 “올해 총선을 통해 이른바 신 4당 체제로 나갈 수 있다면, 2022년 대선은 최소한 결선투표제처럼 치르는 선거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유럽 선진국처럼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연합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서 “다만 그러려면 사전에 서로 협력과 경쟁의 시스템이 갖춰지고 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선거법: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정당의 의석수는 정당득표율로 정해지고, 배분된 의석수보다 지역구 당선자가 부족할 경우 이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우게 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앞서 정의당이 발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통과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의석수를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을 그대로 유지하되,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만 ‘연동형 캡(cap)’을 적용해 연동률을 50%로 낮춘 것이다.

예를 들어, 전체 의석 300석 중 A 정당이 득표율 20%, 지역구 20명을 배출했을 때, 300석 20%인 60석에서 지역구 20석을 뺀 비례 의석 40석을 다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20석을 ‘30석 캡’의 범위 안에서 다른 정당들과 비율을 조정해 가져가게 된다.

심상정 의원은 1959년생으로 명지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시회교육학을 전공했다. 심 의원은 1985년까지 구로1공단 대우어패럴에서 근무하다, 같은 해 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2004년 민주노동당 원내 수석 부대표를 통해 제17대 민주노동당 초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제19대 (통합진보당), 20대 국회(정의당)에서도 연달아 당선되었다. 심 의원은 지나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정의당 후보로 출마하였지만 낙마하였고, 현재 정의당 대표를 맡고 있다.

[다음은 심상정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많은 분들이 아쉬움도 많이 표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통과 자체가 한 걸음 진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역사적의미로 어떻게 보나. 

우선 제가 여기에 근 2년을 매달렸다. 6석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내용적으로 보면 애당초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 됐지만, 한편으로 이해간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결사적으로 막았다. 6석밖에 안되는 정의당이 강력하게 추진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것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제도는 늘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미흡하지만 방향을 튼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미흡하지만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서, 의도하는 바에 따라서 변화의 폭을 더 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공유(공감)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쨌든 만 18세 선거권 부여가, 뒤늦은 일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청년, 청소년의 문제가 국회 안으로 들어오는 계기, 아주 빠른 속도로 청년 정치가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비판 받는 이유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심 대표의 “잘 몰라도 된다” 발언이 부각됐다. 그만큼 어려운 것인가.

새로운 제도이기 때문에 낯선 것이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너무나 단순한 이야기다. 국민이 지지한 정당의 지지율과 그 정당의 의석수 괴리가 현격하니까 이 괴리를 좁혀보자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도로 크게 수혜를 입은 정당이 결사반대를 하고 절반 수준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해서 그래서 30석으로 합의한 것. 국민들께서 그동안 행사하던 2표를 후보에 한 표, 정당에 한 표, 내가 투표한 한 표가 30석 범위 내에서는 예전보다 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이 자리를 빌려 해명하고 싶은 것은 “국민은 몰라도 된다” 이 부분인데 정말 왜곡이다. 그날 7시간 논의를 해서 여야 4당이 합의안을 원칙적으로 만들었다. 이 합의안의 취지대로 주무부처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내서 법조문도 만들고 산식도 만들고 한 거다. 그런데 준비되지 않은 산식을 기자들이 물어본 것이다. 저는 “오늘 그 산식까지 알 필요 없다”라는 뜻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다. 정확하게 해명이 됐으면 좋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합의된 대로 산식과 제도를 만들어 가져오면 설명해 드리겠다. 오늘은 합의된 원칙적인 내용만 국민들에게 보도해도 되지 않느냐. 오늘은 이 산식까지 아실 필요 없다”라고 말한 건데 오해가 있었다.   

- 양당제에서 다당제로 정착된 것인가, 정착될 수 있다고 보는가? 정의당도 여당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현재 개선된 제도의 폭이 굉장히 협소하다. 이번 선거제도 개역의 여러 취지 중에, 특히 30년 양당 체제를 끝내고 다원적 정당 체제로 넘어가자라고 했는데, 그 체제변화까지 제도가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런 점에 굉장한 아쉬움이 있다. 제도만 가지고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무망한 일이라고 본다. 또 제도에 따른 국민의 전략적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에. 제도가 바뀌었으니 정의당에 더 많은 의석이 가고 다른데 줄어들고,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국민들이 평가하는 것이다. 

정의당이 이번 제도에 가장 유리하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과하다. 그동안 승자독식 제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데가 정의당이다라고 본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수혜자가 되기보다는, 정의당이 갖고 있는 비전, 가능성 그 자체로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겠다. 정의당은 교섭단체 이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보는데, 이유는, 국민들을 만나보면 열 분을 만나면 열 분이 다 그런다. 정의당, 이번에 교섭단체 되어야지. 그러니까 국민들 마음속에 정의당처럼 한 20년 착실하게 씨 뿌려서 싹도 키워지고 이제는 어느 정도 자라고 있는 정당이 이제 교섭단체가 될 자격이 있다. 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런 생각을 확고하게 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정의당에 대한 이런 국민들의 생각과 판단에 의해 정의당이 교섭단체가 되는 것이지 제도 때문이라고 보진 않는다. 

지금도 다당제이다. 양당의 결정권을 넘어선 다당제 구조가 아니다. 다당제이지만 나머지 정당은, 양당이 결정권을 갖고 있고 나머지 당이 약간 자녀 정당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우리가 말하는 다당제는 양당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3, 4당까지 포함해야 어떤 결정이 이루어지는 이런 구조를 말하는 것이다. 서로 협력할건 협력하고 견제할건 하고, 자연스럽게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해서 연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보는데, 제도가 그 양당 체제를 극복한  다원적 정당 체제를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국민들이 그 어느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양당제보다 다당제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에 저는 만들어 내실 것이라고 본다.

올해 총선을 통해서 이른바 신 4당 체제로 나갈 수 있다면, 2022년 대선은 최소한 결선투표제처럼 치르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럽 선진국처럼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연합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그러려면 사전에 서로 협력과 경쟁의 시스템이 갖춰지고 훈련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장관 발탁하는 사람 빼가기. 어떤 정책과 비전의 실현을 위한 공조가 아니라, 그냥 정치적 목적으로 사람 빼가기 식으로 흐르는 나쁜 관행이 아니라 정책과 비전 실현을 위한 그런 연정의 제도화 이루어져 나갈 것이라고 본다. 

-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됨에 따라 비례 의석을 확보하기위해서는 최소 정당 득표율이 3% 이상 되어야 하는데, 군소정당들의 창당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양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다양한 정당이 창당되는 것은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다. 그만큼 그동안 국회에서 배제된 다양한 목소리들이 분출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3%이상 얼마나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정당이 들어오는 것을 우려하기보단 여전히 제한적으로 의사가 반영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당 숫자가 많지만 이합집산하는 정당들이지, 뿌리부터 만들어져 새롭게 정당의 포지션을 갖고 있는 정당은 양당 빼고 정의당이라고 본다. 구도상으로 중도쪽이 비어있고, 결국은 현재 있는 정당들이 양당과 정의당, 중도쪽에 노선 정립에 성공한다면 그런정도가 의미있는 선구 구도가 될 것이다. 나머지 부분들은 이번에 제한적인 제도 하에서 여전히 고전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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