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1. 개정된 선거법,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변수2. 이전 같지 않은 호남 지지율
변수3. 文핵심 지지층 이탈, 무당층 비율 증가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부모님이 계시는 부산 본가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부모님이 계시는 부산 본가를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송희 기자]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년 4개월여 만에 귀국한 자리에서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4년 전, 안 전 대표는 ‘다당 구도’라는 정치 변화를 이끌며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중도층을 결집하여 20대 총선에서 38석 확보하면서 제3당의 지위를 굳히는 쾌거를 거두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국민의당 총선 승리를 안 전 대표가 내세운 중도정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이 기존에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에 지친 사람들과 중도층 또는 무당층에 있는 유권자의 표심을 사로잡아 국민의당 표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환경은 4년 전 총선 때와는 달라진 상황에서  다시 시작하는 그의 중도정치 실험이 성공할지 2020총선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① 4+1 공조체제 등 다당 구도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아직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체제가 살아있지만,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도 보았듯이,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서 여당과 나머지 야당이 4+1 공조체제를 구축하여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통과시켰다. 

당시 새로운 변화라며 시도됐던 ‘다당 구도’가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다당제가 더욱 힘을 받는 것은 이번에 개정된 선거법도 크게 작용했다. 다가오는 21대 총선은 정의당이 발의해 통과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치러진다. 

일각에서는 역설적이게도 민주당이 주도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안철수 신당’에 도우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지역구 의석을 양분하는 상황에서 ‘안철수 신당’이 지지율 10%를 얻는다고 가정하면 비례대표로만 10석 넘게 챙길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② 급락한 호남, 충청 지지율

호남 지지율도 예전과 달라졌다. 지난 총선, 국민의당은 호남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면서 28석 중 23석을 얻어냈다. 호남은 당시 안철수 바람, 이른바 ‘안풍’의 진원지였다. 하지만 안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지지율은 이전보다 크게 낮아진 상태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2016년 1월 15일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지지율을 22%였다. 그러나 지난 17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1%대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2%)보다 낮다.

또 최근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한 호남 출신 여당의 차기 대선주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변수다. 이 전 총리를 두고 호남에서 굳이 안 전 대표를 다시 지지할 명분이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충청 지역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총선 정당득표율이 대전에서 27%, 세종 26%, 충남 22% 등 국민의당이 제3당으로서 자리 잡는 데 충청권의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 환경에서 안 전 대표는 지난 20일 귀국 후 첫 행선지로 광주 5·18민주묘역을 택했다. 자신의 정치적 존립 기반인 호남에서 출발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따른다. 

③ 민주당도 한국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증가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이 지난달 초에는 21%였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27%로 크게 늘었다.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조사,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p,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지난 총선 국민의당은 민주당도 새누리당에 지친 이탈층, 중도층을 결집한 이력이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치로 증가한 중도층은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한 정치 환경인 셈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지난 20일 YTN 라디오에서 “중도층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총선에 영향을 어떻게 미칠 것 같다”고 말하면서 리얼미터가  YTN의뢰로 19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정부에 대한 긍정평가는 45.1%, 부정평가는 51.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응답률 4.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중 핵심 지지층인 30대에서 지지율이 10%p 이상 하락한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 

한편 보수진영에서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양당협의체를 구성하면서 활발한 보수통합의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안 전 대표는 이에 대해 “관심 없다”고 말하면서 선을 그은 바 있다. 

지금의 정치 환경은 지난 4년 전과는 다르다. 이러한 환경은 안 전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 돌풍’ 데자뷔를 불러일으키는 데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며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의 행보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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