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언제적 탄핵이냐”는 말이 나오지만 보수진영으로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소위 ‘유승민 3원칙’, 우리공화당과의 통합 등 ‘박근혜’ 이슈는 여전히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탄핵을 인정하는 일부의 보수층과 탄핵 반대 혹은 무효를 주장하는 상당수의 보수층 간의 갈등은 심각한 상황이다. ‘사기탄핵파’라는 명칭처럼 이번 총선에서 자기와 탄핵에 대한 견해가 다른 정치인은 무조건 낙천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마저 보수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문제는 현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 탄핵의 여파를 맞지 않은 정치인은 찬반 여부를 떠나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탄핵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거의 모두가 탄핵의 충격파를 맞아 손상됐다.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일종의 ‘주홍글씨’가 된 셈이다.

태극기집회에 나가는 등 탄핵 강경 반대파 정치인들은 극단적인 이미지가 씌어져 중도층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고, 반면 유승민과 같이 탄핵파들은 강성 보수 지지층에게 ‘배신자’ 낙인이 찍혀 버렸다. 탄핵에 대한 찬반 여부와 관련 없이 모두에게 ‘탄핵 주홍글씨’가 새겨져 버렸다. 어떤 정치적 제스쳐를 취하더라도, 모두가 상처입었기에 선뜻 ‘탄핵의 강’을 건널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난맥상을 풀어낼 유일한 정답은 결국 세대교체다. 이정현 의원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롯한 기존의 보수진영을 ‘썩은 국’으로 비유했는데, 그의 말처럼 국의 국물과 건더기를 다 새것으로 갈아야 한다.

탄핵에 대한 일체의 주홍글씨가 없는 젊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보수진영으로 들어와 기존 정치인들을 대체해야 한다. 그들의 존재감을 키우고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될 때에만 기존 정치인들을 바라볼 때 자연스레 연상되는 탄핵이라는 보수진영의 거대한 주홍글씨를 지울 수 있다.

신인들이 들어오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썩은 국에 새 물을 넣는다고 국이 새 국이 되지 않는다. 진영의 ‘혈맥’을 끊고 있는 탄핵 주홍글씨가 새겨진 기존의 정치인들이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진보진영에서는 ‘586 용퇴론’이 제기되는데 한국당은 그보다 더 나이 많은 60대들이 주도층이다. 물론 그들이 기득권을 순순히 내려놓을 리가 없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PK지역에서의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이 쏟아지는 이유를 두고 “낙선 가능성이 높아서”라고 주장했다. 당 중진들이 새로운 물을 받아들일 희생이 필요한데, 희생은 거의 없는 셈이다.

이에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청년, 여성 등 신인들에 대한 경선 가점을 훨씬 높여서 이들이 한번 해볼 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리를 소위 ‘좋을 때’ 비키지 않는다면 억지로 비키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한국당 텃밭인 'TK 50% 교체론'을 내세운 것도 “좋은 자리라고 스스로 안 비키니 억지로 비키게 하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실제로 TK지역에서 불출마를 자진 선언한 의원은 정종섭 의원 단 1명이다.

나가야 하는 사람이 나가지 않아 불명예스러운 강제 컷오프까지 당하지 않도록 당과 자신을 위해서 명예로운 퇴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득권에 머물러서는 자신뿐 아니라 당과 보수진영 전체가 주홍글씨를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보수진영의 모든 기성 정치인은 이번 선거에서 무조건 내려놓아야 한다. “물갈이에 판갈이까지 하겠다”는 김형오 위원장의 말이 지극히 타당한 이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