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현대차는 지난 23일부터 26일(현지시각)까지 모나코에서 진행된 2020 월드랠리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시즌 첫 대회인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드라이버 부문 우승과 제조사 부문 선두를 동시에 차지했다고 27일 밝혔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이번 경기에 티에리 누빌·세바스티앙 로엡·​오트 타낙 등 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여기에 ‘i20 Coupe WRC’ 경주차를 앞세웠다.

누빌 선수는 랠리 첫째 날인 23일 경기를 선두로 마감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24일과 25일 경기를 거치며 3위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랠리 마지막 날인 26일 순위를 끌어올려 2위를 기록한 세바스티앙 오지에 토요타팀 선수와 12.6초 차이로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으로 누빌 선수는 우승 포인트 25점과 마지막 파워스테이지 보너스 점수 5점까지 보태면서 총 30점을 획득했다. 이를 통해 22점을 얻은 오지에 선수보다 8점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누빌 선수의 이날 우승은 현대팀 통산 15번째 우승이다.

한편 팀 동료 로엡 선수 역시 6위에 오르며 제조사 포인트를 보탰다. 이로써 현대 월드랠리팀은 총점 35점으로 토요타팀을 2점 차로 앞서며 드라이버와 제조사 부문 모두 선두에 올랐다. 지난해 현대팀은 제조사 부문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드라이버 부문은 타낙 토요타 선수가 챔피언에 올랐고 누빌은 2위였다.

타낙 선수는 올해 토요타에서 현대팀으로 이적했다. 그는 지난 24일 경기 중 시속 180km가 넘는 속도로 코스를 이탈해 경사면 밑으로 추락하는 사고를 겪었다. 차량이 측면으로 여러 차례 구르는 큰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타낙과 보조 드라이버 마틴 야르베오야는 다행히 부상을 입지 않았다.

아울러 현대팀은 WRC 매년 첫 경기로 열리는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7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기록했다. 몬테카를로 랠리는 눈길과 빙판길, 마른 노면이 반복되는 악명 높은 코스다.

현대차는 이번 우승이 i20 Coupe WRC 경주차의 한층 강력해진 주행성능과 드라이버의 기량을 동시에 입증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로 포뮬러원(F1) 대회와 함께 국제 자동차 경주 대회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F1이 깨끗하게 포장된 서킷을 달리는 반면 WRC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경주차로 비포장도로, 포장도로, 눈길을 가리지 않고 험로를 달린다. 이로 인해 가장 혹독한 모터스포츠 대회로 알려져 있다.

올해 WRC는 6개 대륙 13개 국가에서 진행되며 경기 당 평균 300km(연결 구간 포함 평균1300km)를 달리게 된다. 올해부터 케냐(6월), 뉴질랜드(9월), 일본(11월) 대회가 추가돼 새로운 코스에서 한층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WRC 연간 성적은 매 라운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산정한다. 드라이버 부문은 1위부터 순차적으로 부여되는 점수에 마지막 파워스테이지 추가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른다. 제조사 부문의 경우 매 경기 팀에서 상위 2명의 점수를 누적 합산해 결정한다. 이 때문에 선수의 실력뿐만 아니라 출전하는 경주차의 성능과 내구성이 동시에 뒷받침돼야 시즌 종합 우승을 노릴 수 있다.

우승을 차지한 티에리 누빌 현대팀 선수는 “몬테카를로에서 팀의 첫 우승으로 시즌을 시작해 너무 기쁘다”며 “팀원들이 만들어 준 최고 성능의 완벽한 경주차를 믿고 과감하게 밀어붙인 결과 가장 어려운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드레아 아다모 현대팀 감독은 “몬테카를로에서의 첫 우승은 여러 면에서 정말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작년 시즌 몬테카를로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치면서 우리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 알게 됐고 지난 1년간 i20 Coupe WRC 경주차를 비롯해 많은 발전을 이뤄낸 끝에 우승컵을 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