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은주 기자]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에 비해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에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기 때문이다. 사스가 유행했던 지난 2003년에도 현대차 주가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지난 28일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코스피의 2180선이 붕괴되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차는 상승하면서 마감했다. 29일에도 전일과 동일한 13만1000원에 마감됐다.
과거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사스)‧신종플루‧메르스 등 전염병 확산 국면에서 대부분의 종목들은 단기적이나마 타격을 입어왔다. 전염병이 확산되면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소비가 축소된다. 이는 내수 위축으로 이어져 기업 실적 전망에 부정적인 압력으로 이어진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2003년 사스 당시 코스피지수는 2002년 12월 고점에서 2003년 3월 저점까지 약 30% 빠졌다.
다만 전염병이 자동차 수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8일 한 라디오 매체에 출연한 조용찬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염병이 확산될 때 모든 기업이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 특수 발생하는 기업도 존재하는데, 자동차의 경우 소비자들이 대중교통 이용 등을 꺼리면서 신차 판매도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타 경쟁사들에 비해 중국 의존도가 낮은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는 부정적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우선 글로벌 소매판매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대차의 경우 16%, 기아차의 경우 11%로 2016년 20%대였던 데 비해 이미 낮아져 있는 상황이고, 닛산이나 혼다 등 경쟁사와 달리 우한 지역에 생산공장도 없어서 생산에 차질을 빚을일도 없다”는 점을 들었다. 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중국발 악재가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송 애널리스트는 “현대자동차는 사스·신종플루·메르스 당시에도 자동차의 판매에 모두 역성장을 보이지 않았다”며 “당시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고성장기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번에도 우한폐렴이 월별 판매대수 증가율에서 충격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스가 유행했던 지난 2003년 사스가 현대차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2003년 4월 25일 현대차 주가는 사스확산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인정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4.96% 하락 마감했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8일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약세인 가운데 현대차는 2.90% 상승하면서 마감했다.
당시 당시 사스사태가 현대차의 중국 판매 호조로 이어지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2002년 12월부터 중국에서 쏘나타를 생산 판매했던 현대차의 중국내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기차의 판매대수는 2003년 2월 2504대, 3월 3601대였지만, 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4월에 4250대로 오히려 증가했다. 업계관계자는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에 나선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개선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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