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절차 간소화, 자본금 제한철폐, 자유로운 설립과 폐업이 원동력

세계3위 유니콘 성장...인공지능(AI)기반 차별화

영국 런던의 금융가 <사진제공=연합뉴스>
▲ 영국 런던의 금융가 <사진제공=연합뉴스>

 

매일 1,000개의 스타트업 기업이 생겨나고, 2016년 기준 약 66만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 중소기업이 민간부문 고용의 약 60%를 차지하고, 2017년까지 스타트업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 1,234건으로 세계 2위, 회사설립절차가 간편하고, 선진화된 기업경쟁 시스템을 갖춰,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르고 있는 나라, 영국 이야기다.

영국의 스타트업은 금융위기 이후 런던의 빈민가였던 곳을 미래를 이끄는‘영국판 실리콘밸리’테크시티(Tech City)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제 이곳은 구글·아마존·인텔 등 글로벌 기업과 수천개의 스타트업이 모이는 장소가 됐다.

테크시티는 과거 이름과 다르게 산업단지로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인 허름한 분위기로 유명했던 곳이다.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슬럼화가 진행되자 런던 도심과 불과 10분 거리지만 우범지역으로 변했는데 이것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허름한 분위기 탓에 임대료가 저렴하자 한 푼이 아쉬운 창업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180도 바뀌게 된 것이다. 영국정부는 이들을 주목했고 2010년 캐머린 총리가 나서 테크시티 조성 안을 발표했다. 흐름한 공장부지가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지로 탈바꿈한 하게 된 것이다. 스토리를 보면 구로디지털 단지나 가산디지털 단지와 유사하다. 하지만 영국은 달랐다. 재개발을 통해 신축건물을 올리고 상권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낡은 건물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영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상징이 된 것이다. 2011년 출범당시 100개도 안되던 입주기업이 최근에는 5000여개가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2017년 발표된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Global Startup Ecosystem Ranking)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런던의 테크시티에는 IT중심의 실리콘밸리와 달리 영화, 미디어, 음악, 금융 등 IT와 연계된 다양한 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2016년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열풍을 일으킨‘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펼친 알파고(AI)’를 만든 영국의 스타트업 기업 딥마인드(DeepMind)가 탄생한 지역도 이곳이다. 특히 영국은‘유럽의 AI 수도’로 불릴만큼 인공지능 분야에서 활약이 돋보인다. 현재 영국은 유럽 인공지능 스타트업 수(1537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79개를 가지고 있어 2~3위인 프랑스(217개)와 독일(196개)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핀테크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송금 및 환전이 필요한 이용자들을 서로 매칭해 송금 수수료를 절감시킨‘트랜스퍼와이즈’, 항공권과 숙박, 자동차 렌트 등의 전반적인 가격비교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도 대표적인 영국의 스타트업 기업이다.

영국의 스타트업 성공은 런던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클러스트 조성과 정부·민간의 다양한 창업지원활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정부의 대표적인 창업육성 프로그램으로는 첫째가‘미래 50(Future Fifty)’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50개의 스타트업을 선정해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육성하는 것이다. 둘째는‘테크시티 영국 클러스트 동맹’이다. 영국 내 산재한 16개 산업 클러스트간의 교류를 통해 성공사례와 정보를 공유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셋째는 세계 최초의 정부 지원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인‘디지털 비즈니스 아카데미’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학의 전문가들이 창업과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창업과정 강의를 해주는 것이다.

영국은 창업자가 좀 더 빠른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사업화해서 안정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엑셀러레이더의 활동도 활발하다. 스타트업의 목적과 기능에 따라 다양한 액설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만을 특별 지원하는‘더 디퍼런스 엔진(The Difference Engine)’, 런던 중심지에 민관합동 핀테크 육성기관인‘Level 39’도 만들어 핀테크 관련 스타트업에 자금조달과 경영자문을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해외 각지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기업 본사를 영국에 유치하기 위한 ‘HQ-UK’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덕택에 페이스북. 구글,인텔, 맥킨지 등 유수의 글로벌 회사의 유치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영국의 스타트업 활성화 과정을 보면 정부는 스타트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포괄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민간부문은 개별 원칙에 따라 차별적인 지원전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이 이처럼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테크시티 기반의 스타트업 지원과 함께 창업에 관한 모든 행정적 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 할 수 있도록‘창업 절차 간소화’,무일푼으로도 창업이 가능하게‘자본금 제한 철폐’,‘자유로운 설립과 폐업’등이 원동력이 됐다.

또한 최근 실패를 용인하는 실리콘밸리 문화가 런던의 창업시장에 형성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