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 충남 아산 지역주민들 거세게 항의...임시 거처 출입 도로 트랙터 등으로 출입 봉쇄
설득 나선 보건복지부 차관, 아산시장, 행안부 재난안전국장...주민 항의로 발길 돌려

충북 진천 주민들이 우한 교민들의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충북 진천 주민들이 우한 교민들의 수용을 반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정부가 우한 지역 교민들의 귀환을 준비 중인 가운데 귀국 후 이들을 격리 수용할 지역으로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이 발표되면서 충청 지역주민들이 ‘위기 상황에만 충청을 활용하는 것이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총선을 앞둔 충청 민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29일 정부는 중국 우한 교민들의 임시 거처를 충북 진천 인재개발원,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선정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지역 주민들은 해당 시설 앞 도로를 트랙터와 트럭으로 진입을 막으며 정부의 결정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충북 진천의 현장을 찾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현장을 찾아 인재개발원 앞에서 농성 중인 주민 300여명과 만나 정부 방침을 밝힌 뒤 사과했다.

하지만 김 차관은 주민들의 거센 항의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민들은 김 차관에게 “당초 천안으로 알고 있었는게 갑자기 진천으로 변경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김 차관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자 주민들은 김 차관에게 달려들었다.

이로 인해 김 차관은 주민들에게 옷깃을 잡히는 등 물리적 항의를 받았고 일부 주민들은 물병과 종이컵등을 던지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주민들의 실랑이는 이후 10분 이상 이어지다가 경찰이 현정 정리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정리됐다. 김 차관역시 경찰들의 경호를 받으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주민들은 정부가 우한 교민들의 수용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도로앞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로인해 23개 중대 1천 200명의 인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중이다.

충북 진천에 이어 충남 아산 주민들 역시 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시위를 진행중이다.

아산지역의 온양 5동 이장단협의회, 주민자치위원회, 새마을지도자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임시 거처로 알려진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트랙터와 경운기등으로 막은 채 시위를 진행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오세현 아산시장과 이승우 행안부 재난안전국장이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주민들의 거센 항의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역시 한 주민들은 “당초 천안으로 정해졌는데 왜 아산으로 바뀐것인지 용납이 안된다”며 “주민 안전대책도 없이 주민 안전대책도 세우지 않고 결정한 것을 반대한다”고 격분했다.

아산시의회의 일부 의원들 역시 긴급회의를 가진뒤 “시민들과 함께 우한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운동을 강력히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천안에서 아산으로 변경한 것은 합리적 판단이 아니라 힘의 논리로밖에 볼 수 없다”라며 “아산시와 협의 없는 중앙부처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선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아산시는 이에 보도자료를 통해 “장소 선정에 대한 합리적 기준 제시와 절차적 타당성, 지역과의 협의 등을 요구했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우한 교민도 우리의 형제자매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건강하게 지내다가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수용을 거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28일 CNB 뉴스연합은 이 같은 충청지역의 격앙된 반응은 혁신도시 지정과 관련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다는 충청지역의 민심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청지역이 그간 정부 정책에 소외된 것에 분노를 감추고 있었지만 국가 위급상태 시에는 '항상 충청권이 그 대상이었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정부여당은 당장 70여일 앞으로 닥친 총선에서 충청권의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양승조 “지정 시설, 정부의 임시시설 자격 조건에 부합되어 선정”

“도민들 우려 없이 한치의 소홀함도 없이 철저히 관리 할 것”

도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양승조 충남도시자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고 충남도민들에게 양해와 협조를 구한다고 밝혔다.

양 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일정 기간 임시생활 시설을 이용해 우한 교민들을 보호하기로 했다”며 “인재개발원, 경찰 인재개발원을 임시거처로 지정하는 결정 과정과 중앙정부, 그리고 우리 도의 대책에 대해 도민 여러분께 양해와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양 지사는 “이번 결정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지닌 국가로서 내려야 할 조치라고 생각한다. 우한에 체류 중인 국민이 머물 임시생활 시설을 충남에 마련하게 된 것, 역시 검역법과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여 운영하게 되어있다”며 “정부의 이번 결정에는 임시시설과 관련한 여러 요건이 있었는데 대규모 인원이 수용가능하고 1인 1실로 생활이 가능해야 하며, 지역주민가 격리된 곳이고 공항에서 이동 거리가 너무 멀지 않는, 인접에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는 지역을 종합한 결과 충청도의 두 곳을 확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재난 앞에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도민 여러분께 도지사로서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수 없다”며 “국민의 안전만큼,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어야 하는 것이 도지사인 저와 우리 충남도정의 마땅한 의무지만 국가적 위기 상황 앞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것 또한 충남의 생각이다”라며 거듭 양해를 구했다.

양 지사는 “우한 교민들은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격리된 시설에서 생활한다”며 “이를 통해 전파 감염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다. 도민 여러분의 우려와 염려가 크겠지만 국가적 위기 앞에서 정부와 방역 당국, 충남도정을 믿어 달라. 도민 여러분들이 우려하는 감염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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