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진단 두번째 시간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경제사회적인 어려움뿐 아니라, 총선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도 제약을 받는 상황이지만, 주어진 일정에 따라 정치권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현 시점의 몇가지 이슈들을 함께 논의해 보겠습니다.

보수통합, ‘당 대 당’ 아닌 소통합도 대안?

첫째, 이번 총선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인 보수통합의 진행상황입니다.

통합추진위는 5명의 공동대표, 9명의 창당준비위원, 1명의 특위위원장을 선정하고 2월20일까지 창당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무난한 진행으로 보입니다만 내홍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600여개 시민단체도 참여한다고 하지만 핵심은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입니다. 양당 대표의 원만한 합의가 필수적인데, 유승민 대표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약간의 양보를 한다 해도 이미 제시한 ‘통합 3대원칙이 제대로 지켜질까’에 대한 강한 회의를 품고 있어 공동대표로 내정된 정병국 의원도 참여를 유보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한국당의 분위기에도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34%로 떨어지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추미애 장관의 청와대 관련 공소장 제출 거부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보수통합에 대한 절실함이 초기에 비해 다소 약해지는 모습입니다. 즉, 유승민의 현재 태도라면 의원 개별 입당 방식의 소통합도 고려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통합의 핵심은 지분정리의 문제이고 앞으로 남은 열흘 남짓한 과정이 원만히 진행될 것인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황교안 대표, 종로 출마인가? 총선 불출마인가?

둘째, 보수의 기사회생에 리더로서 활약해 온 황교안 당대표의 총선 출마지역 문제입니다.

이미 종로 출마를 확정한 이낙연 전총리의 대항마로 황교안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강력하게 제기된 바 있습니다. 대선주자 1, 2위 간의 격돌을 통해, 보수진영 전체의 구심점을 마련하고 자유한국당 내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촉구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2월5일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격렬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석연 부위원장의 경우 황 대표가 반드시 종로에 출마해야한다는 주장을 폈지만, ‘당선가능한 험지’ 출마론이 우세했다고 합니다. 현재 민주당이 차지한 지역구지만 당선이 가능하다는 용산, 강서갑, 영등포을 등이 거론됩니다. 2월7일 발표가 예정되어있다 하는데, 이미 뛰고 있는 지역구 후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등돌리고 도망가는 모습일 수 밖에 없고, ‘황일병 구하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듯 합니다. 그간 유지해 온 보수 전체의 리더로서 입지도 상실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남은 선택지는 ‘종로냐 불출마냐’로 좁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안철수의 불출마 선언과 같이, 유승민까지 포함해서 보수의 대표주자들은 모두 출마하지 않고 보수진영의 총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선언이 보다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미래한국당 꼼수, 유권자는 용인할 것인가?

세번째는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창당입니다.

2월 5일 자유한국당의 연동형비례대표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창당되었습니다. 불출마선언을 하고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한선교 의원을 당대표로 하고, 조훈현 의원이 사무총장, 김성찬 의원이 최고위원을 맡게 되었습니다. 또한 김영우 의원 등의 입당을 권유하고 있다 합니다. 권유하는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윤호중 사무총장은 사실상의 입당강요라고 지적하고, 정당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황교안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꼼수 중의 꼼수’, ‘정치코미디’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자유한국당은 자체 비례대표를 내지 않는 대신, 불출마 의원들을 위성정당으로 이적시켜 비례대표선거의 앞 순위를 얻겠다는 방침입니다. 호남 통합정당 이상의 의석으로 비례대표 2번 확보가 목표라고 합니다. 이러한 꼼수가 실제 선거 과정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만, 확장성이란 측면에서 스윙보터(Swing Voter)의 표심을 얻는데 쉽지 않으리란 생각입니다. 민주당도 내부적으로 비례정당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논의된 적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불가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유권자의 표심이 꼼수를 용인할 것인가’ 하는 것을 정당관계자들은 깊이 생각해야 하고, 선거 막판까지 결과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호남통합정당, 호남 민심에 변수가 될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호남통합당의 창당입니다.

이찬열, 김성식, 김관영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당권파까지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손학규 대표는 대안신당, 민주평화당과의 합당, 즉 민주당이 아닌 호남 연합당의 창당을 주창하고 나섰습니다. 비례대표 의원을 제외하면 바른미래당에 남은 의원들은 모두 호남계입니다. 여기에 대안신당 7명, 민주평화당 4명 역시 호남계입니다. 바른미래당의 비례대표의원들은 의원직을 상실하는 탈당 대신 셀프 제명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참석한 의총에서 2/3 이상 찬성이면 셀프 제명이 가능하고, 이렇게 되면 비례대표의원의 신분을 유지한 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윤리위원회 징계를 패스하는 절차상 문제로 쉽게 정리되진 않을 듯 합니다. 

아무튼 3당의 통합은 안철수를 뺀 작은 ‘국민의당’ 모습을 갖게 됩니다. 총선을 앞둔 이합집산의 전형이지만 호남통합당이 지향하는 바는 명확해 보입니다. 호남 기반의 진보정당으로서 민주당과의 일대일 대결, 즉 호남 내 진보정당 간 인물 대결 구도를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재 호남은 민주당 압승의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호남통합당 창당이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에 관심이 두어집니다.

오늘은 이상 네 가지 주제를 다뤄보았습니다.

• <한국갤럽> 조사는 1월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조사(집전화 15% 포함)를 통해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5%.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