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상의 없이 수사·기소 분리 발언
아들 군대 휴가 미복귀 문제 터지며 여론 악화
김해영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 기해 달라”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장관의 ‘돌발 행동’으로 총선을 앞둔 민주당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충분한 상의 없이 검찰 내 수사·기소 판단 주체 분리 검토를 언급하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공소장을 비공개 처분하는 등 민주당 입장에서 곤란할 수밖에 없는 처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들의 군대 휴가연장 불허 번복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민감해하는 ‘군대 이슈’까지 논란의 한 가운데 서면서, 추 장관이 민주당이 직면한 최대 총선 리스크라는 말마저 나온다.

추 장관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을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검찰 내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초강수 드라이브를 11일 걸었다. 이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같은 날 “추 장관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야권과 검찰 등을 포함한 일부 여권 지지층의 반응은 싸늘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나서 “수사 기소 분리가 권력에 대한 기소를 가로막는 마지막 안전장치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고,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법무부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 게 전혀 없지 않느냐”면서 “수사·기소 검사를 분리할 경우 권력형 부패 범죄에 대응하는 데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것이기에 대검은 반대 의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잠잠했던 여론이 폭발한 것은 추 장관 아들의 군대 휴가 미복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추 장관 아들은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갔다가 제시간에 복귀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휴가가 연장됐다고 전해진다. ‘이름 없는’ 대위가 연장 처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해 12월 말 있었던 인사청문회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아들이 무릎이 아파서 입원하느라 군부대와 상의해 개인 휴가를 또 얻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 장관은 1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았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긴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추 장관이 불러일으키는 논란이 끊이지 앉자 민주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인 비판 발언이 나왔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국민들의 오해를 사지 않도록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검찰 개혁은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지만 추 장관께서 추진하는 개혁방안들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사건과 관련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바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에 추 장관은 21일 검사장 회의를 주재하고 수사와 기소 분리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다.

사실 추 장관이 진보진영 내에서 여러 돌출행동을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이 대표적이다. 추 장관을 두고 여권 일각에서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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