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제1당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면 탄핵 추진”
이해찬 “촛불 혁명 부정하는 대선 불복”
탄핵 이슈 부상, 미래통합당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분석
누리꾼들 “거론한 것 자체가 역풍의 소지”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이경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 이슈가 다가오는 4·15 총선의 중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한 언론 인터뷰에서 촉발된 문 대통령 탄핵을 놓고 여권은 이해찬 대표를 필두로 크게 ‘발끈’하는 모양새이지만, 뒤로는 중도 확장성을 떨어뜨릴 가능성 및 역풍 가능성도 있어 은근히 반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심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은 소수당으로 탄핵 발의를 하더라도 추진이 되지 않지만,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제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몸통이라는 게 드러나면 저희들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탄핵 언급으로 인한 역풍을 우려하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지적엔 “물론 역풍이 일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이것(탄핵사유)은 명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 발언과 관련해 “그저 의석을 많이 얻으면 또 다시 정쟁을 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촛불 혁명’을 부정하고 지난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지금 상황에서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탄핵 주장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가 아닌 예비후보들도 반발했다. 서울 광진을에 공천 확정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3년 전 탄핵당한 국정농단 세력들은 국민 동의를 얻지 못한 반민주적 탄핵 기도가 어떤 파국을 맞이했는지 되짚어보라”며 “국민이 명령하지 않은 탄핵은 월권”이라고 비난했다.

서울 구로을 출마가 예정돼 있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또한 2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막말이라고 하기에도 좀 도를 넘어섰다”며 “대통령의 탄핵을 선거카드로 쓰겠다라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윤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울산시장 선거와 관련해 권력남용이나 불법 행위가 없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그런 구태정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는 몰라도 문재인 정부에서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심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거론한 것을 두고 장성철 공감과정책 센터 소장은 21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미래통합당 입장에서) 득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이번 총선이 문재인 정권 심판 프레임이니 거기에 기름을 부어 보겠다는 포석인 것 같지만 역풍의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 소장은 “우리 국민은 탄핵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두 번이나 했기 때문”이라며 “(탄핵의 구실이 되는 울산시장 선거 사건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 본인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없고 수사가 더 진행돼야 하는 사안이기에 탄핵 거론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을 지역에 출마하는 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장은 심 원내대표의 발언에 큰 실망감을 표시하며 “전국민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에 우려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판국에 정쟁에만 몰두하려 하는 모습을 보니 매우 안타깝다”며 “아직도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경우 지난 대선이 끝나지 않은 것이구나 싶다”고 밝혔다.

세간의 분석대로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슈가 부상하는 것이 미래통합당에 크게 유리할 것이 없다는 점에서, 통합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당 지지 성향의 누리꾼들은 “대깨문 결집 구실 줘서 선거 어렵게 한다”, “거론한 거 자체가 역풍 소지”, “다 좋은데 너무 오버하지 않았으면”, “200석 얻지도 못하는데 왜 탄핵 거론하나 답답하네”, “되고 나서 해도 될 말 같은데 너무 성급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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