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RFID 활용한 자동화 작업 첫발, 2020년 ‘스마트 항만’ 등장
컨테이너 운송적재도 자동화, 노동자 의존↓, 5G 통신 정확도 높여

부산항이 5G 통신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화물차, 원격 무인 운전 크레인 등으로 스마트 항만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사진은 부산신항. <사진=BPA 제공>
▲ 부산항이 5G 통신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화물차, 원격 무인 운전 크레인 등으로 스마트 항만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사진은 부산신항. <사진=BPA 제공>

[폴리뉴스 안희민 기자] 과거 대규모 항만 노동자의 힘을 빌렸던 항만·부두가 5G 통신기술과 자율주행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항만·부두 자동화 초기엔 전자태그(RFID) 부착으로 컨테이너 식별 정도에 그쳤다면 최근엔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자동으로 컨테이너 운송·적재를 진행하며 5G 통신기술과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하는‘스마트 항만’개념까지 등장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항만·부두도 5G통신기술과 AI 기술 활용에 힘입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항만·부두 운영은 기본적으로 노동집약적인 성격이 짙다. 대형 컨테이너선이 항구에 접안되면 크레인으로 임시로 부두에 일시 적재했다가 인근 터미널 야적장(CY)로 운송한다. 이 과정에서 부두 노동자와 화물차, 크레인이 필요하다. 컨테이너 1개를 내리는데 부두 노동자 5명이 필요하다. 컨테이너 4 귀퉁이에 각각 한명씩 올라타고 중앙에 커맨더가 올라탄다. 컨테이너를 내릴 때 기울어져 떨어지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컨테이너 하역과 적재의 위험성은 늘 지적돼 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항만노동자들의 재해비율이 전체 산업 평균에 비해 2배가 높고 항공운수산업에 비해 6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용직 근로자의 비율이 전체의 50%를 넘어 항만·부두는 노동자 안전의 사각지대로 분류됐다. 항만·부두의 자동화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선행될 과제로 인식됐다.

항만·부두 자동화의 첫발을 띤 해는 2005년이다. 이때 전자태그(RFID)를 활용해 산업 곳곳에 자동화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던 때다. 항만·부두도 이 때 RFID를 활용한 자동화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U-port’로 불리던 이 정책은 해양수산부가 ‘해운항만물류 서비스 경쟁력 방안’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이는 2011년 ‘RFID 기반의항만출입체계 개선사업’으로 이어졌다. RFID를 활용한 단순한 물류 자동화는 한계가 있었다. RFID는 컨테이너에 관한 각종 정보를 식별하는데 유용했지만 여전히 노동자의 손길이 필요했다.

2018년 들어 5G 통신기술이 상용화되고 이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이 보급되며 항만·부두 자동화에도 일대 혁신이 도래했다. 항만·부두 운영이 진정한 자동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두산중공업과 LG유플러스, 현대자동차는 자동화된 크레인을 공급하고 5G를 활용한 자율주행 화물차 등을 활용해 ‘스마트 항만’ 개념에 시동을 걸었다.

현대차가 2018년 선보인 자율주행 엑시언트 트럭.  의왕~인천 간 40km 고속도로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달렸다. . <사진=현대차 제공>
▲ 현대차가 2018년 선보인 자율주행 엑시언트 트럭.  의왕~인천 간 40km 고속도로 구간을 자율주행으로 달렸다. .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화물차를 선보였다.

2018년 현대차는 대형 트럭이 고속도로 40km 구간을 자율주행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때 실현된 기술은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로 자동적으로 계획된 경로를 추종하는 동시에 장애물을 회피하고 운전자는 특정 위험에 개입하는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다. 현대 엑시언트 자율주행 트럭은 고속도로의 교통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운행하며 차선을 유지하고 차선을 변경할 경우 지능형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다.

앞선 차량이 차량을 변경할 때 경우를 인식하며 도로 정체 상황에 맞게 정치와 출발을 반복하고 2개의 터널을 통과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트레일러가 20피트 컨테이너를 적재하고 의왕〜인천 간 40km 구간 고속도로를 자율주행하는 모습은 물류 분야에서 자동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2020년 두산중공업은 부산항만공사에 원격 무인 운전 트랜스퍼 크레인 1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트랜스퍼 크레인은 부산신항 서측 2-5단계 부두에 설치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이 이번에 납품한 트랜스퍼 크레인은 원격 무인 운전을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터미널 야드에서 컨테이너를 적재하거나 이송할 때 과거엔 운전자가 탑승했으나 이제는 지상의 별도의 운전센터에서 운전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만큼 커맨더 등 노동자의 안전성이 높아졌다.

2006년 개장한 부산신항은 현재 약 230여기의 트랜스퍼 크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두산중공업은 2006년 1-1단계에 49기의 트랜스퍼 크레인을 공급한 바 있는데 이번 계약을 계기로 향후 납품하는 물량도 원격 무인 운전 트랜스퍼 크레인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5G 통신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항만’을 체계화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위해 5G 통신 설비와 기술을 보유한 LG유플러스는 물류 설비의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가진 포테닛과 손잡았다.

두산중공업이 17일 부산신항에 납품을 시작한 원격 무인 운전 트랜스퍼 크레인.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 두산중공업이 17일 부산신항에 납품을 시작한 원격 무인 운전 트랜스퍼 크레인.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LG유플러스는 5G 스마트 항만 구축의 핵심을 물류 자동화로 보고 포테닛과 △5G 기반 무인 설비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무인 설비와 5G 네트워크 인프라 연동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Mobile Edge Computing) 기반의 관제 시스템 구축 △초저지연 영상전송 기술 기반 무인 설비 원격제어 등에 대해 협력키로 했다.

LG유플러스로 물류 자동화가 상용화되면 항만에선 수동 조작없이 다수의 물류 설비가 자율주행으로 컨테이너를 운반하고 관제 센터에선 5G 통신을 활용해 소수 인원이 각종 항만 물류 설비를 관제·원격제어가 가능할 전망이다.

현대차, 두산중공업, LG유플러스의 도전은 향후 항만·부두가 노동자에 의존하는 비중을 줄이고 지능화, 자동화, 원격 운전화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북태평양 간선항로에 위치한 부산항 등 한국의 항구가 어떻게 진화할지 관심이다.

LG유플러스가 구상하는 스마트항만 개념도. <사진=LG유플러스 제공>
▲ LG유플러스가 구상하는 스마트항만 개념도. <사진=LG유플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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