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빅컷’에 은행도 금리조정 예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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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국내 기준금리가 0.75%까지 내려가면서 은행권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한 1%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전날 한은의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 결정에 따라 수신금리 조정을 검도하고 있다. 은행 수신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를 토대로 예대율과 경영전략,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정해진다.

현재 주요 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 기본금리 기준) 금리는 모두 1%대 초반이다.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1.05%)’,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정기예금(1.1%)’, 우리은행의 우리슈퍼주거래정기예금(1.15%)‘,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정기예금(1.1%) 등이다.

이러한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수신금리가 내려가면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 단 시장금리와 바로 연동되는 대출금리와 달리 수신금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했다고 해서 바로 바뀌진 않는다.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린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은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을 때에도 은행들은 약 4개월이 지난 후에야 수신금리를 0.3%포인트 가량 인하했다. 수신금리를 내리면 고객에게 내주는 이자가 줄어 은행에 득이지만, 자칫 먼저 내렸다가 타 은행에 고객을 뺏길 수 있어서다.

이번에도 은행들은 당시와 비슷하게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이번 ‘빅컷(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을 예상하지 못한데다, 수신금리를 내린(2월)지 한 달 만에 재조정하는 것이 은행에 부담일 수 있다.

한편 대출금리 역시 점진적으로 떨어질 모양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가 내려가면 코픽스 역시 조정돼 주택대출 변동금리 역시 내려간다. 단 수신상품의 금리 조정이 더디고 코픽스가 한 달에 한번 공시되는 탓에 코픽스 연계 변동금리는 기준금리 조정을 뒤늦게 반영하는 편이다.

전날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가 내리면서 국내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여기에 한은의 기준금리 ‘빅컷’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1%대 주담대 금리가 예상되는 이유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적용되는 신규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를 일제히 전날보다 0.11%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은 2.64∼4.14%로, 우리은행은 2.83∼3.83%, 농협은행은 2.57%∼4.18%로 각각 조정됐다.

신한은행은 코픽스 연계 변동형 주택대출 금리가 2.55∼3.81%로 전날과 변함이 없었다. 신한은행은 금리 체계를 고시금리에서 산출금리로 변경하면서 코픽스 연계 대출 금리를 매일 산출하고 있다.

은행들은 신 잔액 기준 코픽스 연계 주택대출 금리도 0.03%포인트씩 내렸다. 국민은행은 2.80∼4.30%로, 우리은행은 2.84∼3.84%, 농협은행 2.58∼4.19%로 인하됐다.

또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삼는 하나은행은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대출 금리를 3.044∼4.344%로, 신 잔액 기준은 2.764∼4.064%로 각각 0.044%포인트 내렸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따라서 코픽스 금리가 내려가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이다. 코픽스 금리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금리를 가중평균 한 값이다.

한편 전날 은행연합회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43%, 신 잔액 기준은 1.44%로 각각 전달보다 0.11%포인트, 0.03%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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