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되자 19일까지만 외국인 출입국 허용, 교민 귀국 대책 '비상'
페루서 한국 관광객 150명 격리...이탈리아서 교민 귀국 준비 '분주'

17일(현지시간) 필리핀 루손섬의 메트로 마닐라 지역에 있는 불라칸주와 칼로오칸시 경계의 검역소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7일(현지시간) 필리핀 루손섬의 메트로 마닐라 지역에 있는 불라칸주와 칼로오칸시 경계의 검역소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코로나19 관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수많은 국경이 닫히면서 한국 교민과 재외한국인의 불안과 피해도 증폭되고 있다.

필리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인구의 절반이 넘는 5700만 명이 거주하는 북부 루손섬 전체를 17일부터 봉쇄하면서 불안해진 한국 교민이 대거 탈출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형 항공기를 잇달아 투입해 교민 이송을 지원한다.

17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한인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17일 0시부터 4월 13일 0시까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한 루손섬 전체를 봉쇄한다”고 밝혔다.

봉쇄 기간 루손섬 주민은 생필품과 의약품을 사러 나가는 것을 빼면, 자택에 격리된다. 대중교통 운송이 중단되고, 식료품 등을 공급하는 업소와 수출업계 외에는 모두 문을 닫는다. 군경의 감시 속에 자가격리를 어기면 구금된다.

필리핀 당국이 루손섬에서 필수 인력과 화물을 제외한 육상, 해상, 항공 이동을 제한한 가운데 국제공항을 통해 72시간만 외국인 출입국을 허용하기로 해 오는 19일 자정이 나갈 수 있는 시한이다. 필리핀에는 8만5000명가량 한국 교민이 살며 루손섬에는 5만∼6만 명이 체류하는 것으로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파악한다. 불안해진 루손섬 교민 상당수가 귀국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회 관계자는 “루손섬은 현재 준계엄 상태라고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중부 세부주와 남부 다바오시 등 대도시도 잇달아 지역 봉쇄에 나섰다. 이 탓에 한국 교민은 귀국 비행기표를 구하기 어려워 애를 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한항공은 17일 마닐라발 인천행 KE624편에 대형 기종을 투입, 좌석을 276석에서 338석으로 62석 늘렸다. 아시아나항공도 18일과 19일 마닐라발 인천행 여객기 4편과 18일 클락발 인천행 여객기를 모두 대형 기종으로 바꿔 620석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필리핀에서는 현재 누적 확진자 142명, 누적 사망자 12명으로 치명률이 8.5%에 육박한다.

주 페루 한국대사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페루 정부의 국경폐쇄 조치 이후 페루 내 한국 관광객 현황을 파악한 결과, 모두 150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 숫자는 늘어날 수 있다. 이 중 137명이 귀국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페루 정부는 17일 자정을 기해 육로·항로·해로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입국은 물론 출국도 금지된다. 또 페루 내 모든 사람이 15일 동안 자가 격리하도록 했다. 전 국민이 생필품·의약품을 사거나 병원에 갈 때 등이 아니면 외출할 수 없다. 이 바람에 한국 관광객 150명도 꼼짝없이 15일간 숙소에 갇혀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긴 여정이 많은 중남미 여행 특성상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기 전 여행을 떠난 경우가 많다. 박선태 주페루 대사 대리는 “미주, 아시아 다른 국가 대사들과 함께 페루 외교부 관계자를 만나 출국 허용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칠레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파라과이 파나마 등의 중남미 국가도 잇따라 국경폐쇄 조치를 취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서운 이탈리아 한인사회도 뒤숭숭하다. 많은 교민의 생업인 관광업 일감이 끊긴 가운데 현 상황을 피해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려는 집단 움직임까지 나타난다. 이탈리아한인회 등에 따르면 한인사회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전역에 분포한 교민을 상대로 전세기 이용 수요 조사에 들어갔다. 한국행 항공편 운항이 모두 중단되는 최악 상황에 대비한 것이다. 전체 5000명 규모인 한인사회는현 상황에 큰 위협을 느끼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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