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게임사 포괄임금제 잔존, 근로시간 측정도 안 해
프로젝트 취소시 해고에 가까운 권고사직 잇따라

게임사가 밀집된 판교 풍경. IT노동자를 대변하겠다는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의 등장으로 게임업계 노동 환경 실태도 재조명 받고 있다. <사진=송서영 기자>
▲ 게임사가 밀집된 판교 풍경. IT노동자를 대변하겠다는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의 등장으로 게임업계 노동 환경 실태도 재조명 받고 있다. <사진=송서영 기자>

[폴리뉴스 송서영 기자]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가 게임업계 해고 노동자로서 IT 노동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나서 게임업계의 노동 실태가 재조명 받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업계 노동 환경의 쟁점은 포괄임금제의 명확한 폐지, 고용 불안 해소 등이다. 포괄임금제는 한때 게임 업계의 뜨거운 감자였다. 포괄임금제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에 따른 급여를 미리 산정해 예정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잦은 야근에 등대라고도 불리는 게임 업계 종사자들은 아무리 일해도 급여가 제자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게임사들은 포괄임금제 폐지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아직도 포괄임금제가 잔존한다는 지적이다. 배수찬 넥슨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 지회장은 “3N으로 불리는 엔씨, 넥슨, 넷마블이야 모두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긴 했으나 게임업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며 “아직 많은 회사가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긴 커녕 근로시간 자체를 측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 불안 요소도 과제로 남아있다. 게임사 내에서 부득이하게 준비하던 게임 개발이 취소되면 담당 팀은 해체가 되고 팀원들은 다른 팀으로 이동하게 된다. 문제는 전환배치 과정이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임 업계 종사자였던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전환배치 과정에서 결국 해고에 가까운 권고사직이 관행처럼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해고노동자라 말하는 류호정과 류 후보가 근무했던 A사의 입장도 다르다. 류호정 후보는 “노조를 만들다 게임 회사를 나왔다”며 “권고사직을 종용 받았다”고 주장하나 A사는 “팀 해체에 따른 권고사직이었다”는 주장이다.

A사는 “류호정 후보가 노조 설립 때문에 그만 둔 것은 아니다”며 “류호정 후보가 소속된 팀이 해체되면서 다른 팀으로 두 번 정도 전환배치를 위해 노력했으나 제대로 협의가 안 돼 합의하에 권고사직의 형태로 퇴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직서를 쓸 수밖에 없게 내몰았다는 게임업계 노동자들과 전환배치 실패로 인한 권고사직이었다는 게임사의 입장 차이가 크다.

게임 업계는 열악한 노동 환경에 불이 꺼지지 않는 등대, 오징어잡이 배 등 여러 수식어가 붙었으나 2018년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에 노조가 설립되며 고질적인 문제들이 하나둘씩 해결되는 모양새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여전히 프로젝트 취소시 직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험성은 남아있으나 넥슨의 경우 노동조합이 생긴 이후 권고사직이 사라졌으니 완화가 된 것은 맞다”고 말한다.

게임업계 노동자들이 오래된 관행을 깨고 하나씩 노동 환경의 개선점을 찾아가는 가운데 IT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는 류호정 후보가 여러 논란을 무릅쓰고 정의당 비례 1번으로 재신임됐다. 게임 업계의 노동 환경 구조에 선순환적 개선이 이루어질지 여부가 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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