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안 극대화에 안전자산 마저 ‘매도’ 하는 이례적 현상 빚어져
유럽중앙은행 19일 오전 7500억 유로 규모의 유럽국채·회사채 매입 결정
안전자산보다 현금 매수 국면에선 미 연준도 회사채 매입 결정해야 한다 의견도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 1.2%.를 기록했다. (19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경계선이 사라지면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채를 매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3년물 국고채 금리가 연 1.2%.를 기록했다. (19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경계선이 사라지면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채를 매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시장에 대한 불안이 극대화되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있다. 적정가격에 대한 판단보다 당장 현금을 확보하려는 심리가 우세하면서, 주가의 하락과 함께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도 함께 하락하는 이례적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2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1조달러(약 1257조원) 규모의 '슈퍼 부양책'에도 뉴욕증시에서 ‘패닉셀링’이 빚어지면서, 안전자산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미 국채 수익률도 함께 올라갔다. 뉴욕 시장에서 미국의 10년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0.5bp 올랐다. 18일에는 10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26.5bp 급등한 1.259%까지 올라섰다. 2월 말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19일 오전 국내 시장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환율 안정화를 위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 조치, 한시적 공매도 금지,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기준 금리 인하 등 조치를 내놨지만 ‘패닉셀링’이 지속됐다. 19일 오전 코스피는 4%대 하락해 1500대까지 주저앉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5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200%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1.603%로 10.1bp 올랐다. 5년물은 연 1.262로 0.6bp 올랐다.

각국 정부들이 공격적인 부양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금융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극단적인 현금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짐 캐론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사람들이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금은 현금이 왕이라 현금 조달이 가능한 것을 팔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는 유동성에 대한 것이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국면에서 더 큰 타격을 우려한 시장이, 팔릴 수 있는 자산이라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모든 것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패닉 셀링을 진정시키려면, 회사채 스프레드의 진정을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더 강력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 경색 상황에 대한 우려를 거두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회사채를 직접 매입하는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우선 유럽중앙은행(ECB)은 19일(국내시간) 오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제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7500억 유로 규모의 국채 및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ECB는 성명을 통해 “팬데믹 긴급매입프로그램은 코로나19 위기단계가 끝났다고 판단할 때까지 지속한다며 프로그램 종료 시기가 올 연말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매입의 대상에 그리스 국채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그리스 국채는 신용등급이 낮은 정크로 분류돼 기존 매입 대상에서는 제외되어 있었다.

미 연준의 ‘회사채 매입’ 결정도 빠르게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 리먼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당시 주가가 어떻게 바닥을 치고 회복됐는지를 분석하면서, 2009년 연준이 양적완화를 선언한 이후 문제의 핵심이었던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는 데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이 상황을 현재에 적용해보면 연준의 기업어음(CP)매입 이후에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일드 채권을 연준이 매입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주가가 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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