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포함 통합당 지도부에 직격탄
“통합당 일부, 자기 측근 갖다 박으려 해”
“미래한국당 공천명단 20위권 수정 말라...가만있지 않을 것”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을 놓고 갈등해온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공천 명단이 선거인단에 의해 부결된 직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서 저의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정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제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줌도 안 되는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제가)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저의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며 통합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서 당선권인 20번 이내에 든 통합당 영입 인재가 단 1명에 그치자, 통합당 측은 ‘배신’이라며 수정을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항의를 받아들여 지난 16일 4~5명의 순번을 조정했으나, 이날 선거인단 표결에서 수정안이 부결됐다.

앞서 지난 1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는 한 대표는 “저는 떠날 사람이다. 떠나는 자가 무슨 욕심이 있고 무슨 훗날을 준비하겠느냐. 정말 좋은 공천을 하고 싶었다”면서도 “16년 정치를 해왔지만, 그런 저의 생각은 그냥 ‘어린왕자의 꿈’이었던 것 같다.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소로운 자들이 그것도 권력이라고, 자기 측근을 갖다 박으려고 했다. 그런 모습들에 물러서기 싫었다”며 울먹였다. 

한 대표는 “통합당 어떤 고위당직자가 ‘한선교가 이 선거에서 잘 돼서 (미래한국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그냥 뭉개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미래한국당 당헌당규에 (한 대표가 총선 뒤 물러나게 하는) 그런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며 “참 가소롭다. 국회의원 몇 개월도 안 한 친구가 그런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저를 이렇게 사퇴시키는데 성공한 분들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겠다”며 “어제 새로 고쳤던 공천 명단을 고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그 명단은 고치면 안 된다. 지금도 어떤 세력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유 때문에 끼워 넣고 싶은 인사들이 있다”며 “적어도 20번 안에 들어가는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 그것까지 바꾼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합당 불만, 커다란 압력이었다”

한 대표는 미래한국당 대표직에 대해 “사실 제가 원했던 자리도 아니었다”며 지난 1월 불출마 선거 뒤 자연인으로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통합당과 황교안 통합당 대표 측에서 5일 정도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맡아달라는 강한 요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정치생활 마지막 당에 대한 봉사일 수 있겠다, 또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려면 비례대표 당선 숫자가 굉장히 중요하겠다는 그런 충정에서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받아들였다”며 “밀실 공천 등을 차단하고 ‘비례대표는 이런 그림이 정말 바람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천 명단에 대한 통합당의 불만 표출에 대해 “저희에게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린 자매정당이고 나중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이 원하는 모양새를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는 다른 좋은 분들이 더 많고, 우리 공관위에서 젊음·전문성·전투력 등 컨셉을 갖고 있었다”면서도 “(통합당 측 요구를) 다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미래한국당의 공천 명단에 대해 “어젯밤에도 첫 번째 명단을 보고 또 봤다. 참 잘한 공천이라고 생각한다. 열 번을 넘게 봤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비례대표 명단에서 당선권 밖인 21번을 받았던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에 대해 “저도 공병호 공관위원장도 정말 맨 앞 순위를 얘기해오던 분이었는데, 공관위원들 중 젊은 위원들이 윤 관장이 젊음과 전문성, 전투력에 대해 좀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했다. 그래서 후순위로 밀렸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하며 “죄송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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