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명단 공천 아닌 사천
“2, 3번을 위한 1번인가...”
추천위원장, 안철수와 소통 “절대 있을 수 없는 일”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화상연결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규 의원과 권은희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화상연결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태규 의원과 권은희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송희 기자] 국민의당 비례대표후보자 추춴관리위원회(추천위)가 지난 22일 발표한 비례대표 공천이 측근 챙기기에 따른 명단이라는 논란을 빚고 있다. 

비례대표 1번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의료봉사활동을 했던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최연숙 간호부원장을 배치했다. 

안 대표의 ‘책사’ 이태규 의원은 2번을, 권은희 의원이 3번을 받았다. 

비례 4번엔 작년 ‘조국 사태’ 당시 ‘조국 퇴진 서울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김근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서울대 지부장, 5번엔 지난 지방선거에서 안 대표 다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낸 최단비 원광대 로스쿨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당선권인 6번까지 김도식 안철수 대표 비서실장이 받으면서 일각에서 사천(私薦), 사당화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들을 ‘실용적 중도정치를 실현할 전·현직 후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결국 측근 챙기기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생당 이인희 최고위원은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를 표방하던 안 대표에게 비례대표 제도 도입의 목적과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측근 챙기기라는 구태밖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측근 챙기기용 비례대표 명단에 대해 사죄하고 다시는 새정치를 들먹이지 않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김수민 시사평론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사람을 스카우트하러 대구에 간 것이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코로나 의료진에 가려진 이태규·권은희 의원이 상위 순번에 배치됐다. 측근 배치를 상쇄시키기 위해 코로나 관련 인물들이 섞인 것 아니냐”며 “2, 3번을 위한 1번인가”라고 꼬집었다. 

4번을 받은 김근태 전대협 지부장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최근 정치는 조국 퇴진을 외치면 다 영웅이 되는가”라며 “후보 자질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일 안 대표는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최연숙 후보 영입의 과정에 대해서 “의료봉사 현장에서 뵀던 분이지만 지원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간호사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간호사 한 명이 수많은 환자를 방호복을 입고 돌보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우면서도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구혁모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에서 “추천위의 결정은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을 잘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구 최고위원은 “첫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공정을 바로잡기 위해 그 최일선에서 묵묵히 국민을 살려낸 비례대표 1번 최연숙 후보자가 있다. 둘째, 조국 사태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비례 4번 김근태 후보자가 있다. 셋째, 거대양당의 기득권 싸움으로 무너진 대한민국의 정치 혁신을 위해 지난 수년간 안 대표와 함께 정치 엘리트로서 국민의당을 창당한 비례 2번 이태규, 3번 권은희 후보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정연정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이태규 의원실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최고위 최종 확정 의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당 정연정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이태규 의원실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최고위 최종 확정 의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연정 추천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후보자 선발 방침을 밝히면서 ‘공천 과정에서 안 대표와 소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고위가 후보를 결정하는 과거 정당의 모습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4·15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내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예비후보 40명을 대상으로 집단토론 면접을 통해 비례 후보 명단을 확정하고 오늘(23일) 최고위 의결을 거쳐 후보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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