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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민경욱 일병’ 구하기에 나선 황교안의 덫

 

두 번 죽었다가 살아난 사나이.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 얘기다. 인천 연수 을에 출마한 그는 당초 공천관리위원회에 의해 컷오프 되었다가 당 최고위원회의 재의 요구에 따라 치른 경선에서 민현주 전 의원을 누르고 기사회생했다. 그러한 재의 요구 뒤에는 황교안 대표가 있었다. 그러나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민경욱 의원의 선거 홍보물에 허위사실이 포함됐다고 판단을 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선거법 위반 상황을 놓고 공관위는 그의 공천을 다시 무효화하고 다시 민현주 전 의원을 추천했지만, 당 최고위는 공관위의 결정을 다시 무효화시켰다. 물론 거기에도 자신의 뜻대로 하겠다는 황 대표의 강한 의지가 실려 있었다.

민경욱 의원은 통합당 내에서 대표적인 ‘황교안 사람’으로 알려진 정치인이다. 그렇기에 황 대표가 두 차례 씩이나 공관위를 무력화시키고 당헌 당규 위반 논란을 초래하면서까지 자기 사람을 챙긴 것은 작심한 일이라고 보면 된다. 김형오 위원장이 이끌던 통합당 공관위는 당 대표의 개입 마저도 막아내며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객관적이고 엄정한 자세를 유지했기에 친박이나 중진들의 물갈이도 가능했다. 홍준표, 김태호 같은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컷오프도 일부를 희생해서라도 전체를 얻겠다는 의지로 읽혀졌다. 유승민계와 옛 안철수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선전한 상황은 통합당의 외연을 넓히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결과였다. 통합당의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44퍼센트에 이른다고 하니, 그만하면 상당한 변화의 노력을 김형오 공관위가 보여준 편이다.

그 과정에서 황 대표의 측근들도 공천을 많이 받지 못하게 되었다. 공관위가 전권을 행사하면서 황 대표 쪽이라고 해서 특별히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결국은 공천 막바지에 이르러 더구나 김형오 위원장이 사퇴한 힘의 공백을 놓치지 않고 황교안발 공관위 무력화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서울 강남 을에서 받은 최홍 전 ING 자산운용 대표의 공천을 무효로 하고 박진 전 의원을 공천했다. 이어 부산 북·강서을에서 김원성 최고위원의 공천을 무효로 하고 김도읍 의원을 공천했다. 대타로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모두 ‘친황계’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부산 금정, 경북 경주, 경기 화성을, 경기 의왕·과천 4곳에 대해서도 공천을 무효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공관위가 요구한 민경욱 의원 공천 무효를 뒤집은 것이다.

황 대표로서는 당 대표임에도 자기 사람들을 따로 챙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독립성을 지키며 전권을 행사하다시피 하는 상황에서 황 대표로서도 처음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공천 종반에 들어서면서 그의 인내력은 바닥을 드러내게 된 셈이다. 자기 사람들 몇 챙기지 못했더라도 통 크게 받아들이고 당의 승리에 매진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길이었을 텐데, 결국 참지를 못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통합당의 공천은 누더기가 되어버리고 변화의 성과들은 가리워지게 되었다.

'민경욱 일병' 구하기로 상징되는 황교안 대표의 공천개입은 자신의 협량한 리더십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4년전 민주당이 예상을 뒤엎고 원내 제1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문재인 당 대표가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게 전권을 넘겨주고 뒤로 물러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김 대표가 휘두른 공천 물갈이 칼에 이해찬, 노영민, 정청래 등과 같이 ‘친문’ 소리를 듣던 인사들이 많이 배제되었지만 문 대표는 그에 개입하지 않았다.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감수해야 할 과정으로 받아들였던 것이고 그 효과는 총선 승리로 나타났다.

반면에 황교안 대표는 끝내 참지 못하고 반대의 길을 선택했다. 김형오 공관위의 공천이 ‘이기는 공천’에 전적으로 부합되는 것은 아닐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천의 효과는 전체에 대한 평가를 통해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김형오 공관위가 했던 변화 지향의 공천은 통합당이 극단적인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중도성을 강화하여 외연을 넓히는 어느 정도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황 대표는 공관위에 앙갚음이라도 하듯이 그들을 무력화시키고 ‘친황’ 챙기기에 나섰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소탐대실이다. 공천의 마지막을 자기 사람 구하기로 끝낸 당 대표, 통합당이 ‘황교안의 덫’에 걸렸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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