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오름세로 장을 시작한 2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차트를 보며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코스피가 오름세로 장을 시작한 25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차트를 보며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불안이 반복되는 가운데에도,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1984년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대, ‘동학개미운동’이라고 일컫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에서도 개미들의 ‘매수’세가 돋보였다. 한국거래소는 외국인이 3765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이날도 1710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17일 동안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11조1148억 원에 달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산출한 이달 코스닥시장 내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83.2%에 달한다. 반면 외국인의 거래 비중은 12.4%, 기관은 3.6%에 그쳤다. 사실상 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움직이는 구조인 셈이다

장 불안이 지속됐던 가운데,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이어지는 개미들의 매수행렬은 과거에 비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개인이 지수 경로에 역행하면서 반복된 실패와 누적된 트라우마를 이유로 2000년에서 2019년 코스피에서만 누적 76조 6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미증유의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발발이 언제나 저가 매수의 호기였다는 그간 경험과 부동산 시장 급랭 전환에 따른 ‘머니 무브’의 복합 산물 성격”이라고 진단했다.  과거의 학습 효과에 비춰 볼 때 폭락장에서의 증시 급락이 반등의 기회였다는 학습 경험과 함께,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이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팔고’ 개미들은 ‘사는’ 특수한 국면에서, 이번만큼은 개미 투자자들이 승리할 수 있을까.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만큼은 ‘개미’들이 불안장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 파장이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괴멸적 상황 변화로 직결되는 게 아니라면 이번 사이클의 최종 승자는 외국인이 아닌 개인”이라면서, “외국인의 현선물 러브콜 부활이 시장 정상화의 관건이겠지만 개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 행렬로 하방 완충력과 반등 탄력이 동시에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NH투자연구원은 더이상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추가로 팔 여력이 점점 줄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개미들의 매수행렬이 증시하방압력에 유의미했다고 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자를 산 외국인이 지금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산하면 손실을 보는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라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추가로 매도세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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