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지혜 기자］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 “호기심에 들어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 (신상공개 등 처벌)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범여권은 황교안 대표의 발언에 비난을 쏟아내며 당대표와 총선후보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는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회원으로 추정되는 26만명의 신상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n번방의 대표도 처벌하고 구속했지만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전체적으로 오랫동안 n번방에 들락날락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가입자 중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있었거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황 대표의 발언에 범여권은 황 대표가 사안의 중대함을 간과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n번방’은 단순히 호기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황교안 대표는 n번방 가입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고 끔찍한 범죄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은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심각한 성착취 범죄인 n번방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극악무도한 전대미문의 디지털 성 착취 범죄를 호기심 차원으로 치부하다니 경악 그 자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 대국민 사과도 부족하다. 당대표 자리는 물론이거니와 총선 후보에서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민주당 여성 비례대표 후보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별도 링크나 비트코인으로만 수십, 수백만원 입장료를 내야 접속이 가능한 n번방에 호기심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황대표가 과연 지속적으로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성범죄와 청소년문제에 대한 황대표의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지 분노마저 인다”고 비난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제가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n번방 사건 가해자 및 참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국회에서의 특별법 제정에 미래통합당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