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 생산 시설, 하루 8만 식 → 2900식 생산 줄어
국제선 여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급감··· 사실상 셧다운 상태
항공업계,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책 필요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의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의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대한항공은 2일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회사의 기내식기판사업본부를 공개하고, 정부의 항공업계 지원을 호소했다.

대한항공은 “약 30개의 글로벌 항공사에게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국내의 대표적 기내식 생산기지인 대한항공 기내식센터의 현 상황은 힘겨운 국내 항공사들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척도”라고 전했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외국 항공사에서 사용될 기내식을 최종 준비하고 항공기에 탑재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다.

지난해 3월 초 하루 약 8만 식의 기내식을 만들던 기내식 생산 시설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하루 2900식만 생산하고 있다. 현재 기내식을 공급하는 항공사도 약 30개에서 2개까지 줄어들었다.

현재 인천 기내식 센터의 냉장고 시설은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평소라면 기내식이 포장된 상태로 전 세계 하늘을 날고 있는 항공기에 실려 탑승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해야 할 밀 카트(Meal Cart)들도 가득 쌓여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깊은 나락 속으로 빠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세계 하늘길이 꽉 막혀 수요창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상당한 고정비 압박이 지속되며 2~3개월 안에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항공협회는 대한민국 국적항공사들의 지난 2월부터 오는 6월까지의 매출 손실만 6조45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한 바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돼 국내 항공산업이 붕괴할 경우 당장 일자리 16만 개가 사라지고, GDP 11조 원이 감소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셧다운(Shut-down) 상태에 들어섰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진정되지 않으면 국가 기간 산업인 항공산업은 경쟁력을 잃는 것을 넘어 모두 쓰러지게 될 것이라며,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정부 지원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적항공사들은 자구책으로 급여반납, 유·무급휴직 등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항공사의 개별적인 노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항공사 채권 발행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 보증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항공업계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 채권(회사채, ABS, 영구채)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 불가능 처지이기 때문이다. 정부·국책은행의 보증이 있어야 국적항공사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자금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3000억 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지원 자금 규모 확대가 필요하며, 지원 대상도 대형 항공사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질적 지원 가능하도록 지원조건 (신용등급, 부채비율) 한시적 완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항공산업은 대표적인 국가기간산업으로, 수출·입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 국내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항공산업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산업도 함께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인 항공산업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다시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해외 각국은 자국의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세금 완화, 재정·금융지원 등 지원책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최근 상·하원과 대통령이 여객 항공사에는 보조금 250억 달러(30조7000억 원)를, 화물 항공사에게는 보조금 40억 달러(4조9000억 원)를, 항공산업과 연계된 협력업체들에게도 30억 달러(3조7000억 원)를 지급했다. 또한 여객 항공사에 250억 달러(30조7000억 원), 화물 항공사도 40억 달러(4조9000억 원) 규모의 대출과 지급보증을 시행했다.

대한항공 측은 “대한민국 정부도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생존을 위해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과감하고도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멈춰선 항공기들과 기내식 공정, 갈 곳을 기다리고 있는 기내식 밀카트가 얼마 후 쉴 새 없이 움직일 수 있기 위해 바로 지금의 선택이 이를 좌우할 것”이라며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항공업계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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