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는 단연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이다. 이번 ‘종로 대전’은 차기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한 판 승부를 겨루게 되어 ‘미니 대선’이라고도 부른다. 

두 후보에게는 전직 ‘총리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데 그들의 퍼스널 아이덴티티(PI:Personal Identity)는 한 장의 선거 포스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낙연, 황교안 두 후보와 여야 양당이 추구하는 포스터 이미지메이킹을 분석해보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선거 포스터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선거 포스터


두 후보의 포스터 배경색은 더불어민주당의 심볼 컬러인 파란색과 미래통합당의 핑크색으로 정당의 색깔을 강조했다. 파란색의 의미는 시원함, 희망, 신뢰감, 존재감 등 진보 정당으로서의 무게감을 실었다. 핑크색은 희망, 행복, 젊음, 낭만 등의 느낌을 부각시키며 기존의 다소 딱딱한 보수정당의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메시지로 읽혀진다. 

두 후보의 포스터 속 패션을 분석해보면, 이낙연 후보가 입은 회색 재킷은 여느 정치인들이 감청색 재킷을 선호하는 것과는 달라 주목을 끈다. 그의 회색 재킷은 배경색인 파랑과 배색 조화를 잘 이루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느낌을 전달해준다. 포스터의 파란색 바탕색에 짙은 감청색 재킷을 입었다면 무게감과 신뢰의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음에도 굳이 회색 재킷을 입은 이유는 권위적인 이미지를 배제하기 위한 컬러 전략인 것 같다.  

이낙연 후보의 넥타이는 민주당의 심볼 컬러인 쿨한 파란색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황교안 후보의 핑크색 타이는 차가운(Cool Tone)색이라 디테일 면에서 좀 아쉽다. 그의 타이는 미래통합당 심볼 컬러인 따뜻한(Warm Tone) 핑크색의 온화한 느낌을 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터 전체에서 넥타이가 차지하는 컬러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아서 무리는 없겠다.

황교안 대표의 깍지를 낀 ‘손 자세’는 통합을 상징하는 몸짓 신호로서 단호한 의지를 표현했고, 그의 잔잔한 표정 위에 힘을 더했다.

포스터 속 두 후보의 표정은 이낙연 후보의 미소가 압권이다. 그의 양 입꼬리가 올라가고 웃는 눈매는 하회탈을 연상케 한다. 그의 멋진 미소는 희고 가지런한 치아도 한 몫 했다. 69세라는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반면 황교안 대표는 미소 띤 얼굴이지만 오랜 공직자 생활을 말해주듯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64세의 본인 나이보다 더 젊어보이지는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의 미소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의 미소


이낙연 후보는 4선 국회의원과 도지사, 국무총리까지 역임했는데도 정치인의 경직된 이미지가 엿보이지 않는 것이 강점이다. 그의 타고난 곱슬머리에서는 전직 기자 출신이라는 이력과 함께 부드러운 정치인의 이미지를 어필하면서 외모로 호감을 주는 스타일이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미소 
▲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미소 

황교안 후보의 웃는 얼굴 표정은 멋지고 세련된 미소라기보다는 소박하다. 2:8 가르마를 한 헤어스타일은 과거 국무총리 재임 시에 가발 논란이 됐을 정도로 무겁고 어색했지만 최근에는 선거 포스터 사진에서처럼 좀 더 부드럽고 세련되며 젊어 보이는 헤어스타일을 연출했다.

넥타이를 매고 점퍼를 입은 이낙연, 황교안 후보
▲ 넥타이를 매고 점퍼를 입은 이낙연, 황교안 후보

두 후보가 입은 점퍼 패션은 한국의 정치인 및 고위공직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옷차림새이다. 특히 정치선거에 임하는 후보들은 유권자들 앞에서 예의를 갖춰 보이기 위해 반드시 정장 바지에 드레스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야한다는 고정관념을 갖는 것 같다. 점퍼 자체가 캐주얼이라 굳이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고 해서 예의를 갖추지 않은 차림새로 비쳐지지 않는데도 말이다. 포멀한 정장바지와 드레스 셔츠, 넥타이와 캐주얼한 점퍼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뜻이다. 정당의 점퍼를 입을 때는 넥타이는 매지 말고 드레스 셔츠의 윗단추 하나만 풀어서 입으면 한층 부드럽고 깔끔하며 시크해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맞대결을 하게 될 이낙연 후보와 황교안 후보의 포스터 속 이미지를 분석해보았다. 후보 개인의 이미지가 선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한편 종로의 유권자들은 두 후보의 이미지보다는 진영 대결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한다. 총선을 열흘 앞두고 있는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 조사 발표를 보면 이낙연 후보가 황교안 후보에 비해 10%p 이상 앞선다고 한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언제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최종 승자는 과연 누구일까.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 (사)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정연아는 국내 최초의 이미지컨설턴트로서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의 퍼스널 브랜딩, 최고경영자(CEO) 등의 이미지컨설팅을 담당해왔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등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주제로 1만회 이상 강연한 인기 명강사이다. 2018년에는 ‘기자가 선정한 최우수명강사대상(한국을 빛낸 자랑스런 한국인)’을 받았으며,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대회와 미스코리아 등 미인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저서로는 1997년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매력은 설득이다’ 등 총 7권이 있으며, 칼럼니스트로서 여러 매체에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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