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세월 '미역바위'서 채취...본격 출하 철 맞아

 

울산 북구 특산물인 강동 자연산돌미역이 수확 철을 맞아 이달부터 본격 출하되고 있다.  북구 강동 곽암(藿巖·미역바위) 인근 판지항에는 해녀 등 판지마을 주민 50여 명이 참여해 돌미역 공동채취 작업을 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해녀잠수부가 직접 돌미역을 채취하고 나머지 주민들이 건조대에 널어 말리는 작업은 매우 이채롭다.

이렇게 건조된 돌미역은 이틀 후에 2kg단위로 포장돼 상품으로 출하한다.

강동 자연산돌미역은 품질이 좋기로 유명해서 전국 주요 백화점, 재래시장에서 20만원 상당의 고가에 팔리고 있다.
  

△ 강동 돌미역을 찾는 이유

울산 북구 강동 돌미역은 청정해역에서 해풍과 자연 태양건조한 자연산 돌미역이다.

생산량은 채취 가능한 시기와 건조에 필요한 일기와 관계가 깊다. 해녀들이 직접 물질을 하여 돌에 붙어 있는 미역을 채취하므로 파도가 거친 날은 작업을 못한다.

당연히 미역 채취량도 제한적이라 소량 생산이 될 수밖에 없다.

강동 돌미역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돌미역이 맛있게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자연환경에서 최고의 품질을 만들기 위한 어민들의 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역 성장의 적정온도는 수온이 10~13도이며 12~2월 사이에 가장 잘 자란다. 강한 계절풍의 영향으로 조류의 상하유동이 좋아야 질이 좋아지고 병충해의 피해도 적다고 한다. 강동 해역은 동해 남부에 위치해 수온 및 자연조건이 미역 성장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강동 돌미역은 해류의 이동이 심하고 해초가 바위 기슭을 핥는 여울목 같은 곳에서 생산돼 국을 끊여도 쫄깃쫄깃하게 씹혀서 그 맛이 독특해 오래 전 부터 왕에게 진상품으로 꼽힐 정도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나 있다.

또한 양질의 미네랄, 라미산, 알긴산 등이 함유되어 있다. 알긴산은 체내에 함유돼 있는 중금속, 농약 등 체내의 노폐물을 빨아들여 몸 밖으로 내보내는‘스펀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알카리성 식품으로 산성을 중화시키고 체질개선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 울산 박씨 가문은 '미역 부자'

돌미역이 붙어 자라는 바닷속 암반을 미역바위라고 하는데 울산에서는 곽암(藿巖)이라고 부른다.

 '흥려승람(興麗勝覽)', '학성지', '울산박씨세보' 등의 문헌과 사료에 따르면 울산 박씨 시조인 박윤웅이라는 인물이 왕건이 고려를 세우는 데 협조를 해 곽암 12구를 하사받았다고 전해진다.

이는 곽암에 논·밭처럼 소유주가 있었으며 왕이 신하에게 상으로 하사할 정도로 곽암의 경제적 가치가 높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려 시대에도 울산에서 미역 채취가 활발히 이뤄졌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울산 박씨 문중은 이후 대대로 미역바위를 소유했지만, 조선 영조 때 어사 박문수가 주민들의 호소를 듣고 바위를 나라에 환수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3년간 미역 흉작이 들자 바위 1구를 다시 박씨 문중에 돌려줬다는 일화도 있다.

제전마을 옆에 있는 판지마을 앞바다 속 곽암은 '양반돌' 혹은 '박윤웅돌'이라고 불리며 울산광역시 기념물 제38호로 지정돼 있다.

지금도 이 바위에서 미역이 채취되고 있다.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미역을 제공한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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