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입지 약한 박원순, 국회ㆍ당 힘 실릴 듯
‘한자릿수’ 지지율은 여전히 극복과제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부인 강난희 씨 <사진=연합뉴스>
▲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부인 강난희 씨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제 21대 총선 개표 결과 ‘박원순계’가 국회에 대거 입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내 입지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차기 대권가도에서 국회와 당내 든든한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이재명계’가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고배를 마신 것에 비하면 큰 성과다. 

면면을 살펴보면 서울시 공직자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선거캠프에서 조력했던 이들, 원내 현역 의원들도 보인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인 윤준병 당선자(전북 정읍·고창)는 3선 현역 유성엽 민생당 후보를 여유있게 꺾었다. 그는 공직생활 36년 중 만30년을 서울시에서만 일했으며, 교통기획과장·산업지원과장·관악구 부구청장·은평구 부구청장·도시교통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2018년 1월 부시장에 임명돼 2019년 4월까지 일했다.

김원이 당선자(전남 목포)는 ‘정치 9단’ 박지원 민생당 후보(4선)를 쓰러뜨렸다. 그는 2019년 3월부터 11월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2011년 박원순 캠프에 합류한 뒤 박 시장의 첫 임기 때 정무보좌관을 맡았다. ‘박원순 2기’ 당시에는 정무수석비서관을 역임했으며, 박원순의 3선 캠프에서는 조직총괄을 맡은 대표적 ‘박원순계’다. 

진성준 당선자(서울 강서구을)는 지난 2018년 6월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임명돼 2019년 3월까지 일했다. 지난 2014년 박 시장의 재선 도전 당시 대변인을 맡아 힘을 실었다. 

허영 당선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은 지난 2016년 박 시장의 비서실장에 임명돼 일하다가 2017년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천준호 당선자(서울 강북구갑)는 2011년부터 박 시장의 기획보좌관, 비서실장, 정무보좌관을 역임했다. 

최종윤 당선자(경기 하남)는 2011년 박원순 캠프에서 부대변인을 맡았으며,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박 시장의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박상혁 당선자(경기 김포을)는 서울시 정무보좌관 출신이다. 

민병덕 당선자(경기 안양동안갑)는 2011년과 2014년 박원순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으로 활동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박 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을 맡았다. 2019년 박 시장의 법률고문 활동을 하는 등 박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위, 좌에서 우로) 윤준병, 김원이, 진성준, 허영, 천준호, 최종윤 당선자<br></div>
(아래, 좌에서 우로) 박상혁, 민병덕, 기동민, 김영호, 남인순, 박홍근 당선자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위, 좌에서 우로) 윤준병, 김원이, 진성준, 허영, 천준호, 최종윤 당선자
(아래, 좌에서 우로) 박상혁, 민병덕, 기동민, 김영호, 남인순, 박홍근 당선자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현역 의원 중 ‘박원순계’도 다시 금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기동민(서울 성북을),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남인순(서울 송파구병), 박홍근(서울 중랑구을) 의원 등이다. 

스스로 ‘박원순의 남자’라고 인정한 바 있는 기동민 의원은 대표적인 박원순계다. 서울시 정무수석비서관·정무부시장 경력이 있으며, 박 시장의 3선 캠프에서는 상황본부장을 맡았다. 김영호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박 시장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남인순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출신으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을 했던 박 시장과 인연을 쌓았다. 이후 2018년 박 시장 후보 캠프의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박홍근 의원도 2011년 박 시장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중랑선거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으며, 2014년 재선캠프에도 합류했다. 19대 대선 경선 당시 박 시장 캠프를 지원한 바 있다.

3선 고지를 밟은 박 시장은 공공연히 대권 도전 의지를 밝혀왔다. 다만 여의도 정치경험이 없고 당내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의 경우 박원순계가 좀처럼 활약하지 못했고, 결국 박 시장은 2017년 대선후보에서 중도 포기해야 했다. 21대 국회에서 박원순계의 약진은 박 시장의 대권가도에 힘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낮은 지지율은 숙제다. 박 시장의 지지율은 줄곧 한 자릿대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6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1.8%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18명 대상, 전화면접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박 시장은 선거 직후인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대한 역사는 위대한 국민이 직접 만들어간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며 “국민의 명령은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가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대비하라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보수와 진보를 떠나 정치권 모두는 국민의 명령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저부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심기일전 하겠다”며 “한 치의 소홀함 없는 방역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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