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당을 추슬러야 다음 대선 제대로 할 수 있어”
김태흠 “외부 인사에게 당 맡아달라는 건 월권”
조경태 “당원들이 원한다면 김종인에 비대위 맡겨야”
권영세 “먼저 해야 할 것은 왜 졌는지에 대한 성찰”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완패한 미래통합당의 ‘안방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총선 패배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보다는 비대위의 구성이나 전당 대회 룰부터 논하는 등 차기 당권과 지도부 수립에 대한 설왕설래만 가득하다. 이에 비대위원장 인선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은 “나도 더 이상 관심이 없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 이에 선거에서 패배한 당이 가열차게 토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반박의 목소리도 들린다.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20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최근 자중지란에 빠진 통합당을 두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어떻게 당을 추슬러야 다음 대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를 생각하는 것인데 그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다”고 비난하며 “나도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은 이날 오후에 있을 통합당의 의원총회를 노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총선 참패 이후 첫 의원총회인 이날 의총에선 새 지도체제 구성과 향후 노선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특히 비대위 구성과 새 지도체제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규칙을 놓고 의원들 간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태흠 “외부 인사에게 당 맡아 달라는 것은 월권”

조경태 “전당대회, 앞당겨서 해도 무리 없어”

실제로 이번에 생존해 3선이 된 김태흠 의원은 19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심재철 대표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그 후보로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총선 결과에 책임이 있고 총선에 실패한 심 대행이 외부 인사에게 당내 논의 없이 당을 맡아 달라고 하는 것은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의 미래를 외부인에게 맡기는 것은 계파갈등 등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지양해야 한다”며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든 비대위 체제로 가든 당의 미래는 당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생존자’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김 의원이 제안한 조기 전당대회론에 대해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헌·당규상 전당대회가 8월로 나와 있는데 그 시기에 해도 되고 또는 조금 더 한두 달 앞당겨서 해도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다”며 찬성했지만,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이 나오니까 많은 당원들이 원한다면 그런 쪽으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며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성 의사 또한 내비치기도 했다.

압도적인 득표율로 3선에 성공한 하태경 의원은 아예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는 19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금 같은 어르신 중심 보수정당으로는 당이 부활하기 어렵다”면서 “당원 70%, 여론 30%를 합산하는 전당대회 선출규정을 여론 100%로 바꿔 젊은 지지자를 모으고, 국민정당으로 재탄생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하 의원은 20일 자신의 sns에서 “참패한 정당 살리자는데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다면 그게 더 비정상”이라며 “당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다투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방싸움’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당 정치인들 간에 무너진 당의 수습 방안에 대한 이견이 갈리는 가운데, 20일 오후 있을 의원총회에서는 이러한 사안들에 대한 격론이 있을 예정이다. 오후 2시에 예정된 본회의가 있어 오후 1시 15분에 시작하는 이번 의총은 45분으로 예정돼 있기에 추가 의원총회나 당선자 대회 등이 있을 공산이 큰 상황이다.

권영세 “자리싸움보다는 왜 졌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

이러한 난맥상을 두고 전직 의원이자 21대 국회 당선인인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자신의 sns에 17일 글을 올려 “지금 선거에서 처참하게 참패한 당이 고작 한다는 게 감투싸움인 것으로 비쳐질까 두렵다”는 글을 올렸다. 선거 패인에 대한 분석보다는 자리 싸움에 급급한 통합당을 비판한 것이다.

권 당선인은 이어 “안타깝게도 지금 당 안팎에서는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한 논의만 눈에 띈다”며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왜 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그동안 비상대책위를 만들지 않아서 선거에 졌는가. 철저한 자기반성이 먼저다. 일에는 선후가 있다”고 적었다.

다만 당권 경쟁 등을 두고 벌어지는 지금의 상황이 적절한 절차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0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통합당은 황교안 대표마저 떠나버린 난파선”이라며 “난파선을 수습하기 위해 새로운 지도체제를 수립하려는 여러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 또한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도부를 빨리 새로 수립하고 추슬러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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