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하는 과학 선거는 더욱 더 발전된 양상 보일 것”
“민주연구원 마이크로 전략지도 효과 봤다…이수진 후보가 대표적”
“게임 발전 인정 정책 만들면 젊은 남성들도 정치에 관심 가질 것”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의석을 얻으며 압승했다. 그 배경에 민주연구원 주도의 빅데이터 활용이 있다는 분석에 따라 ‘폴리뉴스’는 민주연구원 소속의 황희두 이사에게 그 비결을 들었다>

전직 프로게이머였던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는 24일 이번 총선에서 도입된 ‘빅데이터 선거’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소감에 대해 묻자 “제 자신에게도 보안을 철저히 유지해서 사실 잘 모른다”며 ‘빅데이터 선거전에서 특별한 역할은 없었다“고 일단 대답했다.

황 이사는 이날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빅데이터 선거가 총선 승리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며 ”디테일하게 말 그대로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은 역대 최초였다. 보수 지지자들도 깜짝 놀랐다고 하니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이사는 ”이번 선거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권자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본 선거“라며 ”상대와 후보자에 대한 분석 또한 체계적으로 진행됐기에 후보자들이 당을 신뢰하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고 밝혔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학 선거전’에 대한 구체적 전망을 묻자 ”‘과학 선거’라는 것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인데,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민주당이 정말 전략을 잘 짰다“면서 ”보수층에서도 한 방 맞았다는 느낌이 들 것이고 앞으로 빅데이터를 기본으로 활용하는 과학 선거는 더욱 더 발전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이사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주변 분들이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같은 책사가 보수 진영에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프로게이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떤 전략이 노출되고 나면 누군가는 파훼법을 찾곤 한다. 그리고 그 파훼법을 위한 연구가 진행될 테고 더 완벽한 전략을 짜는 쪽이 선거에서도 승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황 이사는 ”가장 중요한 건 ‘후보자들의 간절함’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예측하고 분석할지라도 후보자 본인이 절실하고 간절해야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고 선거에서 최종적으로 이길 것“이라며 “이번 선거의 경우 민주당의 전략과 후보자들의 노력, 거기에 야당의 막말이 맞물려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번 선거에 있어 빅데이터 활용의 성공적인 사례에 대해 묻자 “세대별 취향, 소비 패턴, 동선 등을 활용해 각 후보자에게 맞춤형 전략을 짠 것”을 들었다.

‘과학 선거전’에 있어 현실 정치인들과 정치 참여자들이 취해야 할 전략에 대해 묻자 황 이사는 “통계와 데이터에만 의존하다보면 본질을 놓칠 수도 있다. 데이터는 하나의 참고용으로 생각해야 하며, 매 순간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유권자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선거 운동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평소에도 지역구 관리를 하고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황 이사는 “‘소통’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유튜브를 통해 전국의 국민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졌다. 다만 본인 얘기만 떠들고 채팅 한두 개 읽고 소통했다고 생각하면 큰큰일 난다”며 “최근 소통 부재를 가장 느꼈던 사건이 ‘정의당 류호정 당선자의 롤 대리게임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정치를 외치며 좋은 공약을 낸다고 해도 진정한 소통이 없다면 어떤 주장도 와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당내 역할에 대해 묻자 황 이사는 “‘청년’, ‘유튜버’, ‘프로게이머’라는 저만의 키워드대로 당내/외 가교역할을 수행했다”며 “다양한 청년들이 고민을 당에 전하고 훌륭한 청년들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황 이사는 “여성과 청년의 정치 참여에도 평소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공관위원을 맡았을 때 거기에 책임을 뒀다”며 “민주당이 ‘젊은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특히 오늘날 게임은 사회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상황인데 많은 기성세대 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서 그런 내용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이사는 “지난해 11월 이후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근형 전 전략기획원장을 자주 만났다. 이때 ‘선거 전략’이라든지 변수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고 구술했다.

놀란 이유로 황 이사는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출신이다보니 ‘전략’에 관심이 많았는데 선거는 게임이 아니라 실전인데, 그 실전에서 전략을 짜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가장 전략적이었던 선거의 순간에 대해 묻자 “앞서 얘기했던 과학 선거전이 대표적이지만, 통합당 측의 공격을 미리 파악하고 사전에 차단하거나 손쉽게 받아치는 모습을 보면서 게임하던 시절이 떠올랐다”며 “”눈 앞의 전투를 신경쓸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전투를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게이머 시절 많이 들었던 얘기인데, 이번 선거에서는 대부분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통합당이 공격해 왔고, 민주당은 그에 발맞춰 능숙하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연구원의 ‘전략지도’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민주연구원에서 선관위 역대 선거자료, 유권자 정치 성향을 분석해 마이크로 전략지도를 만들었다. 그걸 각 지역 유세 차량에 전하고 동선 등을 파악해서 전략을 수립했던 게 큰 승리 요인”이라며 “한 군데를 지정해보자면 동작을 이수진 후보가 있다. 똑같이 판사 출신인 나경원 후보에 맞춤 전략으로 준비해 대응했다”고 밝혔다.

한편 20대 남성의 민주당 득표율이 낮았다는 지적에 황 이사는 “젠더 이슈, 온라인 커뮤니티 보수화, 게임 전반에 대한 (민주당의) 무관심 등이 주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저도 한 때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자료들을 맹신하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존경했던 시절도 있다”고 말했다.

황 이사는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전반적으로 게임에 무관심한 현실도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며 “이젠 게임을 더이상 중독, 질병으로만 볼 시대는 지났다. 청년들, 특히 남성들에게 게임은 삶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이사는 “그런 게임을 즐겨하는 청년들을 회초리 들고 잔소리하는 방식으로 대해선 안 된다고 본다”며 “문화, 예술, 산업, 스포츠의 영역으로 발전한 게임을 인정하고 이에 맞는 처우 개선과 지원, 그리고 정책, 법안 등을 만들어가면 자연스레 젊은 남성들도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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