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공계 원로 20여 명, 시장 공백 대응 긴급간담회 개최
변 대행 "행정 누수 막아야..."
전 시장 정무라인 15명 중 재임용된 박성훈 경제부시장을 제외한 14명이 모두 떠나...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성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 2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성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장형철 정책수석보좌관과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장 수석 보좌관은 지난 27일, 신 보좌관은 지난 28일 총무과에 사직서를 냈다. 두 사람은 각각 올해 12월과 7월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오 전 시장 사퇴로 최측근인 두 사람 모두 스스로 물러날 것으로 예측됐었다. 전문 계약직 공무원인 두 보좌관이 모두 사임함에 따라 오 전 시장 정무 라인 15명 중 재임용된 박성훈 경제부시장을 제외한 14명이 모두 시청을 떠나게 됐다.

이에 부산 시정이 심각한 상황에 처하자 지역 상공계가 위기 극복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건설·제조·유통 등 전 산업이 침체에 빠진 데다 오 전 시장의 사퇴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과 2030 엑스포 유치 등 부산의 미래를 견인할 현안 사업이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상공계는 28일 오전 8시 부산롯데호텔에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지역 현안과 경제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부산시장 유고에 따른 긴급 조찬간담회'를 개최했다.

시나 부산상의가 상공계의 원로를 초청해 지역의 현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는 종종 있었지만, 반대로 상공계 원로들이 시의 인사를 초청해 경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간담회에는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과 허용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현승훈 화승그룹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신정택 세운철강회장 등 지역 상공계의 주요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윈스틸 송규정 회장은 "변 권한대행은 정치인이 아니어서 지역 전체를 아우르며 투명하게 시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간담회는 넥센그룹 강 회장의 주재로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상공계 인사가 정책을 건의하면 변 권한대행이 입장을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상공계는 주 52시간 근무 제도 보완과 건설허가 간소화 등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시급한 정책 시행을 주문했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추진도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서원유통 이원길 회장은 "지금 시기가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다. 변 권한대행이 강력하게 정부 지원을 요청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상공계는 오 전 시장의 낙마로 시정 동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현안 사업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하지만 변 권한대행은 "내외부의 변수가 있어도 공직사회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고 시장 부재 탓에 행정 누수가 발생한다는 이야기가 안 나오게 하겠다"면서 "오 전 시장이 내세웠던 주요 공약은 4년간 시민과 맺은 약속이기에 권한대행이 흔들 수가 없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문제 없이 추진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와의 소통에도 자신감을 내비치며 상공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변 권한대행은 부산 태생으로 행정고시 합격 직후 해운대구와 시에서 사무관을 지냈다. 이후 행정안전부에서 근무하다 2014년 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내는 등 부산과 인연이 깊고 지역 현안의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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