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에 ‘합동 총선평가회’를 4일 제안했다. 안 대표가 총선 이후 당내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당 혁신준비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각각의 정치를 지향하되, 합동 총선평가회를 통해 야권에 주어진 시대적 요구와 혁신과제를 함께 공유하고 혁신 경쟁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많은 분들이 이번 선거는 여당이 이긴 게 아니라 야당이 진 것이라고 말한다”며 “이러한 지적과 분석에 야권의 갈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대표는 “안타깝게도 선거에 참패했는데도 야권에서 자성과 혁신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며 “지금 국민들에게 왜 졌는지 고민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야당의 모습, 앞으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2년 후를 준비할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구조 속에서 무능한 여당의 총선압승은 현재의 위기와 미래의 불안감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야권이 혁신하지 않으면 여당의 권력 유지를 위한 폭주와 전횡을 막기 힘들 것이라는 절박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위 ‘진영 논리’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단순 통합 논의로는 문제를 풀어갈 수 없고 야권전체의 파이를 키우기도 어렵다”며 “진보 대 보수라는 진영 대결은 묶인 족쇄를 스스로 더 단단하게 조이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진보 대 보수의 일 대 일 대결은 보수가 백전백패한다. 혁신 경쟁을 통해 야권 전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혁신적으로 변화한 야권이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마음을 선도해 나갈 때만 국민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가 끝난 후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총선평가회에 대해 "야권이 이 상태로 머물러 있는다면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을 수 없다. 완전히 새롭게 짜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경쟁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경쟁이 없으면 안 된다”며 “보수와 진보 1대 1 구도로 가면 보수가 백전백패한다고 말했는데 또 그렇게 뻔한 길을 가겠나”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평가회를 두고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한 통합당의 중진 의원은 4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의 이러한 제안은 굉장히 갑작스럽다”면서 “원칙적으로는 각 당끼리 하는게 맞지 않겠는가”라며 적당히 거리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