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내가 용지를 확보한 것 자체가 ‘조작’의 증거”
선관위 “투표용지, 구리시 체육관에 보관했지만 탈취...검찰 수사 의뢰”
민주 "탈취 투표용지 버젓이 공개? 점임가경"

민경욱 미래통합당의원이 지난 11일 부정개표의 증거라며 투표용지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 민경욱 미래통합당의원이 지난 11일 부정개표의 증거라며 투표용지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4·15 총선에서 부정개표가 이뤄졌다며 투표용지를 들고 나온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의 주장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는 민 의원이 들고나온 투표용지가 경기도 구리시 선관위에서 유출된 것이라며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11일 민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이번 21대 총선에서 부정 개표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입수가 불분명한 투표용지를 여러장 들고 나와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민 의원은 “기표가 되지 않은 채 무더기로 발견된 사전투표용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있다”고 주장하며 투표용지를 공개했고 “사전투표는 유권자가 올 때마다 투표지를 인쇄하기 때문에 여분의 투표지가 나오지 않는다. 자신이 용지를 확보한 것 자체가 '조작'의 증거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12일 중앙선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투표용지는 구리시 선관위 청인이 날인된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다”며 “확인 결과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투표용지 중 6장이 분실됐고, 분실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현장에서 제시된 투표용지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리시 선관위가 개표소에서 수택2동 제2투표소의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 교부 수가 달라 잔여투표용지 매수를 확인한 사실이 있다”며 “해당 잔여투표용지 등 선거 관계 서류가 들어 있는 선거 가방을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 내 체력단련실에 임시 보관했는데 성명불상자가 잔여투표용지 일부를 탈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이 같은 사실이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투표용지 탈취 행위는 민주적 선거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아울러 선관위는 “잔여 투표용지를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제시한 당사자(민경욱)는 투표용지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입수 경위 등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져야 할 것이다”며 민 의원의 해명을 요구했다.

또한 민 의원이 경기도 내 우체국에서 파쇄된 투표지 뭉치가 발견됐다는 주장에도 “출처를 밝히지 않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며 “실제 투표지인지도 알 수 없다”며 이 역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중앙선관위가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자 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를 경찰이나 검찰이 조사한다면 부정선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는 말이 되겠다”며 “땡큐다. 자유민주주의 수호 제단에 기꺼이 내 피를 뿌리겠다. 나를 잡아가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는 한참 전에 제가 먼저 수사를 의뢰했다. 선관위가 맞장구를 쳐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망치는 세 주범, 전자개표, 사전선거, QR코드는 앞으로 영영 사라져야 한다. 이들을 없애는 데 제가 앞장서겠습니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선거 부정행위 국민들 믿지 않아...우리나라 선거 시스템 최고 수준”
박주민 “통합당, 총선으로 드러난 민심을 당 차원에서 수용하지 못해”
진중권 “민주당 20년 집권 가능할 것...통합당, 희망도 안보여”

거듭 되는 민 의원의 부정 개표 주장에 더불어민주당은 민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13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자꾸만 선거를 부정하는 주장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 지역에서 선거 부정이 일어났다며 증거를 내밀며 공개한 투표 용지가 경기도 구리 사전투표 용지라고 한다”며 “선거 부정 행위를 물론 국민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우리 선거관리시스템과 수 개표 시스템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선거관리 수 개표 시스템은 다른 나라에 수출도 하는 그런 수준에 까지 왔다.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이어 같은 당의 박주민 의원 역시 “총선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는 주장들이 점임가경 상태다”라며 “민 의원이 선거가 조작됐다며 보수 유튜버들을 국회에 불러서 투표용지를 공개했는데 선관위는 구리시 선관위에서 탈취된 것이라고 밝혔다. 민 의원이 투표용지 탈취 행위가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버젓이 공개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민 의원의 이런 행위를 왜 가만두는지 이해가 안된다. 혹시 총선으로 드러난 민심을 당 차원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통합당은 이럴때가 아니라 민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같은 당의 박광온 의원 역시 “사전 투표는 현장에서 자신의 신상을 증명하고 그 투표용지를 즉석에서 인쇄해서 투표를 하는 것이다”며 “사전 투표 성격상 몇 분이나 투표하러 올지 모르기에 용지를 충분히 확보한다. 인원수가 투표용지에 교부된 사실과 일치 되어야 투표지를 발부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정으로 발급되기에 엄정히 관리한다. 언론들 역시 사전투표를 조작했다고 하는 민 의원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쓰면 안된다 상식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의 주장을 거듭 비판해 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이날 페이스북올 통해 “팔자들 좋다. 참패를 했으면, 반성하고 원인 찾고 대책 마련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 그 와중에 무슨 정렬이 남아 돌아 ‘민경욱 대통령’ 코미디를 하고 있다”며 “웃기려고 그러는 거라면, 그만 좀 하자. 요즘 웃을 기분 아니다. 통합당이 계속 이런 상태면 민주당의 말대로 정말 20년은 민주당이 집권할거 같다. 하여튼 저 동네는 희망이 안 보인다. 저렇게 망하고도 정신 못 차리면 대책이 없는 것이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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