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강행한 데 이어 추가 도발을 시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관계부처 장관 등을 불러 긴급 외교안보통일회의를 가졌다.

18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 가량 국회에서 열린 이날 회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통일부 서호 차관이 참석했다. 당에서는 지도부와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민홍철 국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해찬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지금 남북 관계가 매우 엄중한 상황” “이럴 때일수록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당과 정부가 함께 지혜를 모아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긴급하게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를 소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북측이 개성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개성과 비무장지대에 군사 배치를 하고 있는데, 이는 판문점선언과 9.19군사합의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더구나 외교적 사항을 일방적으로 공개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이어가는 것 역시 금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자존감을 모독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북측은 양측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도발행위를 멈춰야 한다. 이런 도발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잃을 것은 우리 민족 전원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유일한 한반도 평화로 가는 첫 길”이라며 “북측은 이런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상호 존중하는 자세로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북측은 과격한 도발과 무례한 언행으로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책임도 그만큼 막중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방부가 북측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하고 안보 태세에 만전을 기할 것, 외교부가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대북 공조를 강화할 것, 통일부가 현재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향후 실질적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책을 준비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을 비판하면서도 “대북전단과 같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관련 부처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대통령의 의지를 정부가 제대로 뒷받침하고 있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정부를 질책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북한의 호전적 행위가 어디까지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최대의 국방 태세와 외교적 대응을 정부에 당부 드린다. 북측이 도발을 한다면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상황 호전에 대비한 신속한 대책도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어떤 상황이 되든 관계부처들이 협력해 철두철미하게 대비해야 한다”며 “남북이 대립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관계부처가 투철한 사명감으로 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 측 참석자 중심으로 내용 보고가 있었고, 자율토론 형식으로 논의됐다”며 각 부처에서 현재 상황평가, 주요국 반응, 향후 대응방안, 북한의 의도와 동향, 우리 군 대비 태세 등에 대해 보고했다고 전했다.

또 정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당 차원의 문책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논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해서는 법 추진이 일단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으며,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추진에 대해서는 “국회 정상화와도 맞물려 있는 문제라 정부에서 안이 넘어와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