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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6·25 70주년] 文대통령 “우리 체제 北에 강요할 생각 없다. 좋은 이웃되자”

“통일 이전에 함께 잘 살자, 이 오랜 전쟁 끝내기 위해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70년 만에 귀환하는 국군전사자 유해 147구 및 유엔군 이름 아래 싸운 미군 유해봉환
최초로 유엔 참전 22개국 정상이 보내온 메시지 상영, 참전국 국제적 연대 재확인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6·25전쟁 제70주년을 맞아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며 남북대결구도의 종식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 우리의 GDP는 북한의 50배가 넘고, 무역액은 북한의 400배를 넘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며, 함께 잘 살고자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전쟁을 겪은 부모세대와 새로운 70년을 열어갈 후세들 모두에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다. 8,000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다”며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고 북한이 선언적 의미일지라도 종전에 나서주길 희망했다.

그러면서 “남과 북, 온 겨레가 겪은 전쟁의 비극이 후세들에게 공동의 기억으로 전해져 평화를 열어가는 힘이 되길 기원한다.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는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남북한 공존과 상생으로 길을 가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아울러 ‘통일’보다는 ‘평화와 공존’을 우선 정책과제로 삼겠다는 메시지도 함께 나타냈다. 최근의 남북한 긴장고조 상황을 풀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에 대해 “오늘의 우리를 만든 전쟁이다. 전쟁이 가져온 비극도, 전쟁을 이겨낸 의지도, 전쟁을 딛고 이룩한 경제성장의 자부심과 전쟁이 남긴 이념적 상처 모두 우리의 삶과 마음속에 고스란히 살아있다”며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도 6·25전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6·25전쟁을 진정으로 기념할 수 없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우리는 눈에 보이는 위협뿐 아니라 우리 내부의 보이지 않는 반목과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우리는 6·25전쟁을 세대와 이념을 통합하는 모두의 역사적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얘기했다. 

나아가 “전쟁의 참혹함을 잊지 않는 것이 ‘종전’을 향한 첫걸음”이라며 “독립선열의 정신이 호국영령의 정신으로 이어져 다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거대한 정신이 되었듯, 6·25전쟁에서 실천한 애국과 가슴에 담은 자유민주주의를 평화와 번영의 동력으로 되살려내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전쟁을 기념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언급한 뒤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경제적으로도 참혹한 피해를 안겼다”며 “산업시설의 80%가 파괴되었고, 당시 2년 치 국민소득에 달하는 재산이 잿더미가 됐다. 사회경제의 기반과 국민의 삶의 터전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끝난 후에도 남과 북은 긴 세월 냉전의 최전방에서 맞서며 국력을 소모해야만 했다”며 “우리 민족이 전쟁의 아픔을 겪는 동안, 오히려 전쟁특수를 누린 나라들도 있었다”는 말로 일본의 한국전쟁 특수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폐허에서 일어나 국민소득 3만 불이 넘는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발전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고,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다.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을 바탕으로 반드시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70년 만에 귀환하는 국군전사자 유해봉환과 함께 열린 이번 행사는 6·25전쟁 당시 국가를 지키려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영웅에게>를 주제로 선정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에서 온 국군전사자 유해를 직접 맞이한 뒤 유해봉환 가족 6명과 행사장에 동반 입장했다. 

봉환 유해들은 미국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DPAA)’에서 한·미 공동 감식작업으로 확인된 국군전사자들로, 이 가운데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7인의 신원이 확인되어 가족들이 참석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140구는 행사장 내에 설치된 영현단에 안치되어 행사를 함께 지켜봤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방역 조치로 5천여 명 규모로 치렀던 작년과 달리 참전유공자, 주한 외교사절, 정부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300여 명 규모로 대폭 축소해 진행했다. 

6·25전쟁 배경의 드라마 ‘전우’의 주연배우 최수종과 국방홍보원 아나운서 정동미 대위가 사회를 맡은 본행사는 △개식선언 △미디어파사드 ‘영웅들의 귀환’ △유해 하기 및 운구/참전용사 복귀신고 △국민의례/헌화·분향 및 6·25참전 기장수여 △헌정 공연(영상, 사연 낭독)/훈장, 감사메달, 평화의 패 수여 △대통령 연설 △헌정 군가/6·25 노래 제창/ 유해 봉송식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12만2천여 명의 전사자를 끝까지 찾겠다는 국가의 약속을 담은 ‘122609 태극기’ 배지를 참석자 모두 달아 경의를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일련번호 122609번 배지를 패용했으며 이를 통해 마지막 한 명을 찾는 그날까지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전달했다.

이번 행사에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최초로 UN 참전 22개국 정상이 보내온 영상 메시지가 세 편으로 나뉘어 상영됐다. 또 참전국 정상을 대신하여 22개국 대사가 모두 참석했으며, 이를 통해 6·25전쟁 참전국들과의 국제적 연대를 재확인했다.
 

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등의 현안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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