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원로배우 이순재가 부인이 전 매니저에게 '갑질'했다는 논란에 휘싸인 가운데 "머슴살이라니 요즘 세상에 그런 게 가능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순재는 30일 "사적인 일을 시킨 건 잘못된 부분이니 인정하고 사과하겠지만 전날 보도는 과장된 편파 보도"라 밝혔다.

앞서 SBS TV 'SBS 8 뉴스'는 이순재의 전 매니저 김모 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김 씨는 두 달 간 주당 평균 55시간을 추가수당 없이 일했으며 쓰레기 분리수거,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이순재 가족의 허드렛일을 하며 머슴살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4대 보험 미가입 문제를 제기하자 부당해고를 당했다고도 했다.

이순재는 "아내가 힘든 게 있으면 부탁하고 그랬던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었을 때 약속 시각에 늦지 말라고 지적했는데 그런 게 겹쳤던 모양이다. 나는 한 번도 사람 잘라본 적도 없고 막말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니저는 회사(SG연기아카데미)에서 채용했다. 보험 문제를 얘기하길래 '네 권리인데 왜 얘기 안 하고 들어왔냐, 문제 생기면 얘기하라'고 했다"며 "회사는 내가 원장으로 있지만 나도 월급 받는다. 주식 한 푼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그러면서 "김 씨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소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 결론을 보고 조치할 건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순재 소속사 에스지웨이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을 내고 "(전날) SBS 보도내용은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 편파 보도됐다"며 "당사는 이 보도가 그동안 쌓아 올린 (이순재) 선생님의 명예를 크게 손상시켰다고 보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한 "선생님께서는 지난 60여년간 배우로 활동하면서 누구보다 연예계 모범이 되고 배우로서도 훌륭한 길을 걸어오셨다"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다음 달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바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입장문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소속사는 현재 후속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밝힐 예정이다.

1934년생으로 올해 나이 여든 여섯살인 이순재는  함경북도 회령군에서 태어났다. 5살 무렵(1939년)에 조부모가 살던 일제 강점기 경성부(現 대한민국 서울)에 왔다가 조부모와 함께 살게 되었고, 그 후 1945년 8.15 광복 이후로는 아직 북에 있었던 직계 가족들도 모두 서울로 내려와 함께 살았다.

광복한지 1년 후에야 뒤늦게 월남한 아버지는 경기도 가평군과 경기도 광주군을 거쳐 충청남도 대전에 정착해 작은 비누 공장을 운영했고, 이순재는 한국전쟁 당시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을 거쳐 대전으로 피난해 아버지와 본격 상봉을 했는데 그 외 한편으로 피난 와 있던 대전의 대전고등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연극을 공연했다.

그 후 서울대학교 철학과 3학년 때(1956년) 동기들과 함께 서울대학교 연극반을 재건하고 연극 《지평선 넘어》로 데뷔했다.

1957년에는 대한방송(HLKZ) TV의 방송극에 출연했고, 1962년 1월 KBS TV 개국 후 첫 드라마인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출연하면서 KBS 특채 후 방송극에서도 활동을 시작하였다. 1964년 말 TBC TV가 개국하면서 TBC 특채 전속 탤런트가 됐다.

1978년 영화 《세종대왕》과 1990년 드라마 《파천무》, 2011년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김종서 역을 맡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정치드라마에서 윤보선 전 대통령을 5회 연기했다.

1991년 MBC TV의 주말연속극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최민수)의 아버지 역할로 출연하여 엄격하고 냉정한 아버지상을 연기하였고,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1999년 드라마 《허준》에서 스승 유의태 역할을 연기했다.

2006년~2007년 MBC TV의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역할로 출연했다. 극중 야한 동영상을 즐겨봐 '야동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2007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배우로는 처음으로 연예대상을 수상하였고, 역대 연예대상 수상자들 중 최고령이다.

2007년에 방영한 MBC 월화 드라마인 사극 《이산》에서 냉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왕인 영조 역을 맡았다. 2007년 6월 10일 KBS의 《단박 인터뷰》에서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은 조련되지 않은 경마가 경주를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할머니(전양자)와 황혼의 로맨스를 연기했다. 2011년부터 현재 가천대학교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tvN 《꽃보다 할배》를 통해 '순대장'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꽃보다 할배》에서 백일섭 등과 스위스를 여행했을 때 유창한 독일어를 구사하였는데,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독일어로 쓴 원서를 읽으며 공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9년 현재 현역 최고령 배우이자 최고참 배우이다. 연예인 전체를 통틀어도 이순재보다 고참은 송해가 유일하다. 최초로 한국방송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앞서 MBC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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