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6일 이스타항공 구조조정 관련 입장 발표
“이스타항공에서 기재 조기반납 결정한 때 이미 인력조정 계획 작성”
“구조조정 계획 이스타항공에 요구한 적 없어”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제주항공이 6일 이스타항공 구조조정과 관련해 “왜곡된 부분에 대해 정확히 알리겠다”며 입장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이스타항공 측이 “계약내용과 그 이후 진행경과를 왜곡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3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과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나눈 대화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에 개입하고 구조조정의 규모와 비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해명에 나섰다. 입장문을 통해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르면 매수인/매도인들은 주식매매계약 및 그 부속의 계약의 존재 및 내용과 그에 따른 협상의 내용을 엄격하게 비밀로 유지하고 제3자에게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제주항공은 계약의무 준수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매도인측에서 계약내용과 그 이후 진행경과를 왜곡하여 발표했다”며 “제주항공의 명예를 실추함에 따라 계약 관련 내용 및 사실의 왜곡된 부분에 대해 정확히 알리고자 한다”는 말로 해명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는 이스타항공 노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구체적으로 “노조의 주장과 달리 구조조정은 이스타항공에서 주식매매계약서 체결일인 지난 3월 2일 이전부터 기재반납 계획에 따라 준비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6일 공개한 이스타 측 첨부파일 정보. <사진=제주항공 제공>
▲ 제주항공이 6일 공개한 이스타 측 첨부파일 정보. <사진=제주항공 제공>

증거자료로 이스타항공에게 받은 인력조정 계획 스프레드시트 파일의 ‘만든 날짜’를 제시했다. 지난 3월 9일 오후 17시경에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에 보내준 메일의 첨부 파일은 최초 작성일이 2020년 2월 21일이라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이를 통해 “SPA(주식매매계약)가 체결된 3월 2일 이전 이스타항공에서 기재 조기반납을 결정한 시기에 이미 작성된 파일임을 알 수 있다”며 “이스타항공 노조 주장이 거짓”이라고 밝혔다.

또한 인력 구조조정에 관한 언론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입장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노조가 입수한 자료에 지난 3월 9일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이사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가 포함된 회의가 열렸다”며 “다음날 진행된 실무 임원진 회의에서는 제주항공의 인력 구조조정 요구를 확인하고 양사 인사팀이 조속히 관련 실무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는 언론 보도를 제시했다.

앞서 이스타항공 노조 측이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는 증거로 언론에 공개한 또 문서에는 구조조정 목표를 405명, 관련 보상비용을 52억5000만 원으로 확정했다. ▲운항승무원 90명(21억 원) ▲객실승무직 109명(9억7000만 원) ▲정비직 17명(1억8000만 원) ▲일반직 189명(20억 원) 등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은 “위 구체적인 숫자는 제주항공이 아니라 이스타항공이 지난 3월 2일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전에 준비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측에서 제시한 인력조정 계획 스프레드시트 파일의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어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은 SPA 체결 전부터도 제주항공에 대해 기재 일부 조기반납을 한 사실 및 SPA 체결 후 추가적인 조기반납을 할 계획을 설명”했다며 “기재 조기반납에 당연히 수반되는 인력 운용 이슈와 관련하여 구조조정 계획이 있음을 수차 언급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측은 SPA 체결 후 이스타항공에서 언급했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문의했다고 전했다.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은 중요한 사항이며 이스타항공 측에서 먼저 구조조정 계획을 언급해, 제주항공은 매수인으로서 그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문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스타항공 측 경영진이 지난 3월 5일 최종구 대표 및 팀장들간 회의에서 기재 5대 반납에 따른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이스타직원들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제주항공도 이스타항공 직원들로부터 그렇게 들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6일 공개한 이스타 측 메일. <사진=제주항공 제공>
▲ 제주항공이 6일 공개한 이스타 측 메일. <사진=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구조조정 계획 메일과 첨부파일을 공개하며 ‘외압’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먼저 “6일 내부 이스타항공 회의록이라고 공개한 3월 9일자 회의록을 보더라도, 매수인 측에서 기재 축소에 따른 구조조정 이슈에 대해 문의하자, 이스타항공 측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자구 계획이 있고, 다만 급여체납으로 인해 시행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13시 30분경 회의 종료 후 17시 30분경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구조조정 계획안을 전달 전달했다”며 해당 메일을 공개하고, 메일의 내용을 들어 “이(이스타항공의 인력조정 계획)는 상당히 구체성이 있는 상세한 구조조정 계획이었다”며 “그 내용상으로나 위 전달 시간에 비추어보나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으로 일정 기간에 걸쳐 준비하여 왔던 구조조정 계획안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해당 파일의 최초 작성일은 2020년 2월 21일로서, SPA가 체결되기 전 이스타항공에서 기재 조기반납을 결정한 시기에 작성된 파일임을 유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하기로 한 결정 및 그 구체적인 방안/내용은 이스타항공 자체적인 경영 판단에 따라 의사결정한 사항”이며 “제주항공 측에서 이를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은 없으며, 주식매매계약상 그런 권한이 있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제주항공은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 측에서 결정/추진한 구조조정 계획의 진행 상황을 매수인으로서 확인한 것 뿐”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제주항공은) 구조조정 계획을 이스타항공 측에 요구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를 지시한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이석주 대표와 최종구 대표간 녹취록에 대해서도 “SPA 체결이후 쌍방간 계약진행을 위해 논의하고 상호 노력하자는 내용이며 어디에도 제주항공이 지시하는 대화 내용은 없다”. 특히 “체불임금(2월)은 딜 클로징을 빨리해서 지급하자는 원론적 내용이며 클로징 전에 책임지겠다는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며 “구체적인 반론은 별도로 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오는 15일까지 선행 조건을 이행하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란히 서 있는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 나란히 서 있는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여객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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