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적 정부정책과 유연한 규제, 샌드박스 규제 도입 영향
그랩, SEA, 라자다 등 유니콘 8개...핀테크 분야 아시아 허브

싱가포르 중심가<사진제공=연합뉴스>
▲ 싱가포르 중심가<사진제공=연합뉴스>

기업운영을 위한 금융, 기술, 규제 모든 것을 갖춰진 것으로 평가받는, 실리콘밸리를 제치고 세계1위의 스타트업 인재 1위, 아시아 대표 글로벌 핀테크 생태계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 8개, 아시아 최초 샌드박스 규제 도입, 인구 580만의 도시국가에 크기는 제주도보다 작지만 런던, 뉴욕, 홍콩과 함께 세계 4대 금융시장으로 성장한, 무역과 물류의 중심지로 아시아 태평양 진입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하는 나라 싱가포르 이야기다.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자 배달 앱 1위였던 배달의 민족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작 법인 회사인‘우아 DH아시아’를 설립한 곳도, 현대차가 올해 5월 자율주행,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을 접목한 사람중심의 지능형 제조 플랫폼 개별 거점역할을 하게 될 모빌리티 혁신센터 건립을 밝힌 곳도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어떻게 인구 580만의 작은 내수시장과 좁은 땅, 부족한 자원의 한계에도 동남아 1위 세계 14위 스타트업 천국으로 성장했을까?

싱가포르는 금융과 MICE(기업회의, 컨벤션, 전시회)산업이 발달한 나라다. 경제를 떠받드는 이 두 산업에 스타트업이 가세하게 된 것은 2008년‘혁신과 기업을 위한 기초사업’이 계기가 됐다. 금융 선진국답게 초기에는 스타트업 자금 지원을 위한 벤처캐피탈 육성에 역점을 두었는데, 이스라엘과 실리콘밸리 벤처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당근책으로 제시한 벤처케피탈의 투자금과 동일한 금액을 정부가 지원하는 1:1매칭 펀드가 첫 기반이 됐다. 2014년 싱가포르 정부가 국민에게 더 나은 삶과, 생산성 향상,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가진‘스마트 스테이션’을 국가 비전으로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스타트업 추진정책이 시작됐다. 이러한 추진정책의 일환으로 기업 및 연구소가 실생활 환경에서 기술과 솔루션 개발 및 테스트, 상업화 할 수 있는 생활연구소 개념인 테스트 베드(13개)를 구축해 비즈니스 기회를 확장한 것도 도움이 됐다. 또한 스타트업 시설에 창업가와 벤처투자자를 한 건물에 모아 네트워킹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거나 투자유치가 가능하도록 조성한 것, 해외유수기업과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전 세계 자본과 기술을 싱가포르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한 것도 한몫을 했다.

싱가포르 스마트네이션 테스트 베드 <사진제공= Smart Nation Singapore>
▲ 싱가포르 스마트네이션 테스트 베드 <사진제공= Smart Nation Singapore>

 

정부의 일관된 규제정책도 스타트업 생태계 선순환에 도움이 됐다. 혁신 스타트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불확실성이 적었는데 한번 정한 정책은 꾸준히 유지하기 때문이다. 드론관련 정책이 대표적이다. 현행 규제를 적용할 수 없는 모델로 일정조건하에 허용하는 샌드박스 제도를 시행 할 때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난 뒤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1970년대에 세워진 낙후된 공단지역인 에이어 라자 지역을 2011년 스타트업 허브로 변신 시킨 것도 스타트업 활성화에 기여했다. 빌딩이름을 따서‘블록71’로 불리는 이곳은 스타트업 250여개 엑셀러레이터 30여 곳이 활동하는 스타트업 집결지로써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인근에 싱가포르 국립대와 경영대 인사이드 등이 있어 이곳의 우수한 인재들도 창업의 길로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전 세계에서 무인 자율주행차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도 핀테크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규제완화 덕분이다

특히 비교적 후발주자임에도 아시아 대표적 글로벌 핀테크 허브로 주목받고 있는 배경에는 싱가포르 정부가 전 세계 대형금융기관과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을 유치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며 핀테크 시장을 넓혀 왔던 점과 핀테크 관련해 2016년 아시아 최초로 샌드박스 규제(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기존 규제를 면책하거나 유예시키는 제도)를 도입한 영향이 컸다.

미국과 중국이 핀테크 산업에서 성공하였지만, 미국은 금융은 뉴욕, 기술은 실리콘밸리 규제는 워싱턴에 위치해 생태계 시너지가 다소 부족하고, 중국은 핀테크 투자액이 아시아 최고지만 낮은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보완하기 위해 B2C 내수 비즈니스 위주로 발달한 만큼 글로벌 확장성이 낮아 글로벌 핀테크 스타트업 생테계로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다. 반면 싱가포르는 금융, 기술, 규제가 한곳에 모여 있어 글로벌 확장성이 있다는 점이 핀테크 성장의 기반이 됐다.

이런 연유로 싱가포르는 뉴욕, 런던, 홍콩과 함께 4대 금융시장으로 성장하게 됐다. 200개의 은행과 1200개의 금융기관을 보유한 싱가포르는 B2B 비지니스 모델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게 된 것이다. 핀테크 생태계 성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유연한 규제, 풍부한 자본, 잠재력 있는 시장, 유능한 인재 등의 요인이 컸다.

상가포르는 국가적으로 다양한 스타트업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타트업에 투자할 자금 지원을 돕기 위해 Early Stage Venture Fund’를 설립했고, 2020년에는 RIE 계획을 발표하며 4년에 걸쳐 연구개발 투자에 190억 달러(싱가포르 달러)를 투입한다.

또한 아무 기반도 없이 아이디어만 있는 신생 기업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SG를 설립해 멘토링, 대출, 펀딩, 컨설팅을 돕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세금면제제도를 통해 신규 기업의 설립을 장려하고 스타트업 최대 걸림돌인 자금투자를 위해 자금, 금융자본, 대출, 세금, 기술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재정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신생 스타트업 자금 지원을 돕고 있다.

스타트업에 정부차원의 보조금도 지급하는데 특히 로봇 스타트업은 최대 SGD 400만(약 32억원)을 지원한다. 투자유치도 활발한데 스타트업 투자금은 약 60억 달러로 기술 분야는 동남아의 25% 수준이다. 2012년~2017년 667건 아세안 투자 유치비율의 49.7% 즉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뒤지지 않는 환경 속에서 성장 중이다.

대표적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 이상 유니콘 기업으로는 우버의 아성이 전 세계를 휩쓸 때도 무너지지 않은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기업인 그랩을 비롯해, 동남아 전자상거래 업체 라자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SEA,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클록 등 8개가 있고 현재 4만 여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특이하게 기업의 주요임무가 사회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익을 창출한 것인가에 따라 지원방식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해당회사가 어떠한 사회적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다룬다, 물론 스타트업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나선다. 예를 들어 전기 스쿠트 사고가 늘어나자 싱가포르 정부가 전기 스쿠트에 대해 보도 주행을 금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2019년 글로벌 스타트업 분석기관 게놈이 발표한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서 동남아에서 20위권에 올린 유일한 도시가 싱가포르(14위)다. 자본과 인재가 몰리는 싱가포르가 실리콘밸리, 보스톤, 베를린을 제치고 창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를 찾을 수 있는 최적의 글로벌 도시로 평가될 만큼 스타트업 천국이다.

싱가포르가 동남아 실리콘밸리로 성장한 배경에는 정부차원의 막강한 지원과 친기업적인 유연한 규제, 무인 자율주행차를 법적으로 허용하는 규제완화, 일관된 규제정책에 생태계 선순환, 아시아 최초의 샌드박스 규제 제도의 도입과 무엇보다 기업운영을 위한 금융, 기술, 규제 모든 것이 갖춰진 영향이 컸다. 아시아 시장을 진출하고자 한다면 싱가포르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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