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이끈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에서 비전과 용기 배워야
오토노미스트(autonomiste), 소셜리스트(socialist), 이콜로지스트(ecologist) 포괄하는 라이피스트(lifist)가 되자!

김누리 교수는 21일 중앙대 연구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의 틀을 깨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사진=안채혁 기자)
▲ 김누리 교수는 21일 중앙대 연구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의 틀을 깨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사진=안채혁 기자)

 

“‘평화는 신속하게, 통일은 신중하게’ 통일문제 걸고 국민투표 해야 한다.” 

<폴리뉴스>는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교육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비판해 큰 울림을 주고 있는 김누리 교수를 만나 사회 전반에 걸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김누리 교수는 지난 21일 중앙대 연구실에서 진행된 본지 김능구 발행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사회의 수구-보수 과두지배체제에 대해 “발생론적 성찰이 필요하다”면서 “냉전과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이 특수한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평화체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기 위해 김 교수는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과 보수의 눈치를 보느라 답보상태인 현 상황에 대해 ‘한미동맹의 틀을 깨는 문재인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 교수는 “독일은 패전국이라 우리보다 훨씬 상황이 안 좋았다. 빌리 브란트도 엄청난 여론의 압박을 받았지만 의회를 해산하고 재선거로 국민에게 물어 48%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다음부터 동방정책이 순항했다”며, ‘비전과 용기’를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 번의 결단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통일 문제를 걸고 국민투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를 통해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 견고하다고 생각한 것, 심지어 영원하다고 했던 것이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면서, 우리의 삶을 규율하는 핵섬적인 틀인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이제는 새롭게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주의 대안으로 그가 직접 만든 조어 라이피즘(Life+ism)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외로부터 인간의 자율성을 복원하는 오토노미스트(autonomiste), 착취로부터 인간을 해방하는 소셜리스트(socialist), 자연파괴로부터 생명계를 지켜야 된다는 이콜로지스트(ecologist)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라이피스트’가 되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김누리 교수와의 관련 인터뷰 전문이다.

-독일은 68혁명에 의해서 전반적인 개혁이 일어났는데, 우리나라는 지난 촛불시민혁명이 앞으로 개혁과 변화에 하나의 힘이 될 수 있을까.  

촛불혁명이라는 것이 사실 대단한 것이다. 전 세계 언론을 보면 촛불혁명에 대한 평가는 우리가 한국에서 내린 평가보다 훨씬 더 호의적이고 긍정적이다. 심지어 한국이 위기에 처한 세계의 민주주의를 구해냈다고까지 이야기 했다. 촛불혁명이 일어났던 2016년은 전 세계 민주주의가 몰락하던 시기였다. 미국에서는 트럼프라는 아주 독특한 인물이 대통령이 돼서 그야말로 미국 헤게모니의 종말을 명시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되었다.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이라는 극우주의자가 결선투표까지 가고, 동유럽 전체가 극우주의 물결에 휩쓸리면서 이렇게 근대민주주의가 끝인가 이런 회의가 나오던 그 시기에 유라시아 대륙 저 끝 광화문 광장에서 250만의 한국시민들이 모여서 너무나 성숙한 민주주의를 시현한 것이다. 그런 민주주의의 전통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한국 사회를 변혁하는 데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그런데 지금 보면 몇 년 사이에 그 에너지가 이미 다 방전된 것 같다. 이 정부가 ‘변혁’이라고 하는 시민들의 요구에 대해서 얼마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이것을 오히려 방전하는 방식으로 변혁의 기회를 잃어가는가 그것을 지금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 하락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상당히 추이를 나타내면서 떨어지고 있어서 또 다른 반동이 오지 않을까 우려도 많다. 어떻게 해야 될까.
  
한국사회가 바뀌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구-보수 과두지배라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을 자꾸 보수와 진보가 경쟁한다고 거짓의 틀을 가지고 이야기하면 한국사회 변화 가능성이 없다. 수구와 보수가 손잡고 있는 이 틀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고, 국민들이 정확한 용어로 상황을 보는 게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이재명 지사가 자기는 보수라고 그러더라. 

그렇다. 정확하게 맞는 이야기다. 이재명 지사 같은 사람이 보수다. 국제적인 기준으로 말하자면 이 정부가 하는 이런 것들이 진보적인 정책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이 구조를 깨야 하는데, 이 구조가 왜 생겼느냐 하는 발생론적 성찰이 필요하다. 이것은 바로 냉전과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이 특수한 지배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고, 이것이 7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냉전 분단체제를 해소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통일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제가 10년 정도 독일 통일 연구를 해서 한국의 통일이 어떻게 가야 할지 나름대로 구상이 있다. ‘평화는 신속하게, 통일은 신중하게’ 이게 제가 남북문제와 관련해서 계속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다. 

통일은 서두르면 안 된다. 그러나 평화체제 구축은 서둘러야 한다. 빨리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분단에 기생하는 수구들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정치 지형에서 수구들이 사라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진보인 척 하는 보수가 보수 자리를 제대로 찾고, 그 왼쪽에 진짜 진보가 등장할 수 있는 사회 정치적 공간이 열린다. 그런 것들이 있어야 한국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의회에 자유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자들과 사회적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정당, 최소한 이 두 개의 정당이 경쟁하는 구도가 되어야 한다.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독일의 제일 보수적인 정당이 지지하는 정도의 정당도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 

-지금 북미 정상회담부터 남북관계까지 고착 상태에 빠져서 전부 갈 길을 잃어버린 상태로 보인다. 어떻게 가야 된다고 생각하시는가.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너무나 큰 실기를 했다.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이런 것을 재개했어야 한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두고두고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미동맹 틀에서 못 나간 것 아닌가. 

그 틀을 깨지 못하면 우리는 완전히 미국의 종속국에 불과한 것이다. 독일도 마찬가지였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기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리 브란트가 수상이 되어 첫 번째 한 말이 “나는 더 이상 패전국의 수상이 아니다. 나는 해방된 독일의 첫 수상이다”라고 했다. 정말 대단한 말이다. 더 이상 미국 눈치 안 보겠다, 그런 이야기이다. 정치인이라면 그 정도의 결단력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하면 안 된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과 용기이다. 빌리 브란트는 당시에 독일 통일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세계 평화였다. 그러기 위해서 꼭 통일이 되지 않더라도 동서독의 평화관계가 중요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유럽통합을 이루고, 세계 평화를 이룬다는 게 그의 비전이다. 사실 정치가는 그런 원대한 비전속에 현실에서 가능한 최대치를 이루려고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 그런 비전, 그 비전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를 가진 정치인을 본 적이 있나. 

그런 상황 속에서 한국의 변화는 불가능하다. 그것을 깨치고 나가야 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를 여론조사 정부라고들 한다. 물론 민심의 동향 파악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 해서는 안 된다. 상황에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것은 하류 정치다. 자기가 상황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는 너무나 미흡하다. 빌리 브란트도 어마어마한 여론의 압박을 받았다. 냉전체제 하에서 동방정책이라면서 동구권과 새로운 외교관계를 맺고 동서독 관계를 개선하고 이렇게 나가니까 야당들이 어떻게 공격을 했겠나. 사회민주당이니까 완전히 사회주의자들끼리 신났네 이러면서 막 공격했다. 에곤 바르(Egon Karl-Heinz Bahr)라고 빌리 브란트의 핵심 참모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결국 빌리 브란트의 용기가 없었으면 독일 통일은 지금도 안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공격해 올 때 브란트는 흔들리지 않았다. 야당에서 대대적인 공격을 해 오니까 의회를 해산하고 재선거로 국민에게 물었다. 거기에서 48%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민당이 얻은 최대 득표다. 그다음부터 동방정책이 순항했다. 

한 번의 결단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한국 내에 있는 보수주의, 소위 수구인데 보수라고 불리는 그 세력의 눈치를 보느라고 미국에 대해서도 자기의 말을 못하고 남남갈등이라고 부르는 것에 완전히 잡혀있다. 그래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독일처럼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민투표다. 통일 문제를 걸고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 국민들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묻는 것이 중요하다. 통일이 되었을 때 그려지는 세계 질서, 동북아 질서에 대해서 그림을 보여주고 우리가 이렇게 가고자 하는데 지금 남한에 이런 갈등이 있으니 국민들 뜻이 어떤지 묻겠다. 국민투표 결과를 가지고 미국도 압박할 수 있다. 그러면 남북문제 푼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된다. 

-인천공항공사 사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부분에 대해서 젊은이들이 상당히 민감한 것 같다. 경쟁이 일상화되어 있는 사회이다 보니까 공정만이 굉장히 정의로운 것처럼 이야기 되는데, 젊은 친구들한테 어떤 말씀을 들려주고 싶은가. 

잘못된 구조의 틀 또는 잘못된 구조의 덫에 젊은 세대가 걸려있다. 젊은 세대들이 통찰해야 된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주장할 것은 사회적 정의이지 그런 도구적 공정이 아니다. 공정을 외치면서 정의를 해치는 그런 우를 범할 수 있다. 공정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양날의 칼이다. 불공정과 싸우고 특권과 싸울 때 공정은 너무나 유용한 칼이다. 그러나 차별을 정당화하고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칼로도 쓰이고 있다. 제가 보기에 한국에서 공정이라는 개념은 후자를 위해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공정이라는 이념에 의해서 청년 세대의 노예적 상태가 장기화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청년 세대가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사회적 정의라는 이념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공정이 결여된 사회라기보다는 사회적 정의가 전적으로 결여된 사회이다. 핵심은 노동자들 사이에 어떠한 선후 혹은 특혜를 갖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의 핵심적인 문제는 노동과 자본이 정의롭지 못한 관계에 있다는 것, 사회적 정의가 구현되지 못하는 것이다. 정규직·비정규직을 만든 것도 자본이다. 자본이 IMF라고 하는 사회적 재난을 활용해서 터무니없는 구조를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 사이에 일종의 계급화 현상을 조장함으로써 자본과 노동의 갈등을 노동과 노동의 갈등으로 전치시켜놓은 것이다. 이것을 재난자본주의라고 부른다. 재난상태에서 자본주의는 자신들이 평소에 이루고자 했던 바로 그것을 이루어낸다. 한국에서는 IMF라는 사회적 재난이 닥쳤을 때 비정규직이라는 그들의 염원을 구현함으로써 지금 노동과 노동 사이에 이런 갈등을 조장하고 자본과 노동의 갈등을 전치시켜 놓았다. 이 부분을 통찰할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사회적 정의라는 관점이다. 

두 번째, 공정이라고 하는 논리의 핵심적인 맹점은 사회적으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진공상태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현상은 사회역사적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지금 한국 사회에서 공정이라고 이야기할 때 이것은 이미 역사적, 사회적으로 매개된 불공정 상태에서의 공정이다. 거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진공의 공정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심각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정한 룰을 외칠 때 그 피해는 누가 당하나. 그래서 공정보다는 사회적 정의를 외쳐야 된다. 

-지금 말씀하신 교육개혁, 사회개혁 이런 부분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더 실현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보는가. 

그렇게 본다. 코로나 사태가 우리의 삶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성찰을 하게 한 귀중한 기회가 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턱없는 낙관론에 살고 있는 것을 많이 느꼈다. 이런 지옥에 살면서도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하는 아주 이율배반적인 현상이다. 유럽에서는 한참 전부터 비관론이 지배하고 있다. 22세기는 오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지금과 같은 이런 생태 파괴 속에서는 지금 살고 있는 애들이 최후의 인류가 될 것이다. 마지막, 최후 인류, 이런 말들이 공공연한 사회적 담론에서 흘러 다닌다. 한국은 테크노피아 같은 터무니없는 낙관론들이 지배하고 있는 그런 사회였는데, 코로나라고 하는 것이 한국인들에게 굉장히 충격을 주었다고 본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 우리가 견고하다고 생각한 것, 심지어 우리가 영원하다고 생각한 것이 이제 당연하지도, 견고하지도, 영원하지도 않네. 이게 뭐지?’ 이런 근본적인 새로운 사회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본다. 

지금 한국인들이 ‘미국이라는 사회가 꼭 그렇게 좋은 사회는 아닌가 보다, 우리가 미국 따라가는 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그 정도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가 사는 모든 근대의 삶을 규율하는 핵심적인 틀이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이제는 새롭게 생각할 때가 되었다. 인간이 자본주의와 어떻게 관계할 것인가. ‘야수자본주의 형태로 완전히 내버려두고 인간을 잡아먹게 하는 것은 더 이상 아니구나. 자본주의를 규율해야 되는구나’ 그런 생각들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인간만 잡아먹는 게 아니라 자본주의의 무한경쟁, 무한생산은 자연에 대한 무한수탈, 무한파괴구나. 이것이 코로나를 가져왔구나’ 이런 생각. 말하자면 생태적 상상력을 한국인들에게 선물해 준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제가 개념을 만들어 봤다. 자본주의에서 소셜리즘으로 갈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에서 무엇으로 갈 것인가. 그래서 제가 만든 말이 라이피즘(Lifism, Life+ism)이다. 생명주의? 생명중심주의? 한국말로 부르는 순간 의미가 축소되어 버린다. 이것은 생명만 말하는 게 아니고 자본주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안티 라이프이다. 라이프가 품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안티 라이프이다. 자본주의는 인간과 사물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왜곡시킨다. 

첫 번째,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완전히 왜곡시켜 놓는다. 인간이 사물을 만들었는데 사물이 인간을 지배하는 게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적인 모순이다. 이것을 소외라고 부른다. 현대사회가 소외된 사회라는 말은 전도된 사회라는 뜻이다. 소외라는 방식으로 자본은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파괴한다. 자본주의는 실업과 불평등이라는 관계로 인간을 완전히 착취한다. 서로 착취하는 관계로 인간 세계를 파괴하는 것이고 생존을 파괴하는 것이다. 소외가 삶을 파괴한다면 착취는 생존을 파괴한다. 세 번째, 인간과 자연의 관계이다. 자본주의가 인간 생명의 조건인 자연을 파괴해 버린다. 이것은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다. 

즉 개인적 수준에서는 소외, 사회적 수준에서는 착취, 생태적 수준에서는 파괴. 이것이 삶, 생존, 생명 이 3차원을 파괴한다. 그래서 저는 이것을 뭐라고 부를까 고민하다 라이피즘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라이피스트가 되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 라이피스트는 뭐냐. 첫 번째, 소외로부터 인간의 자율성을 복원해야 한다. 오토노미스트라고 부르는 자율주의자들이다. 그다음 착취로부터 인간을 해방해야 된다는 것이 소셜리스트들이다. 그리고 자연파괴로부터 자연을 보호해서 생명계를 지켜야 된다는 게 이콜로지스트이다. 라이피스트는 바로 오토노미스트(자율주의자), 소셜리스트(사회주의자), 이콜로지스트(생태주의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김누리 교수가 21일 중앙대 연구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육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안채혁 기자)
▲ 김누리 교수가 21일 중앙대 연구실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육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안채혁 기자)

 

* 김누리 교수는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독문학 석사, 독일 브레멘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2019년 JTBC 방송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해 독일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교육개혁, 통일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피력한 강연이 화제가 되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중앙대 독일유럽연구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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