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옥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 박희옥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최근 감염경로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코로나19 확진자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깜깜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비율은 10% 미만(8.1~9) → 10.4%(8.10) → 11.4%(8.12) → 13.4%(8.14) →14.7%(8.20) → 16.4%(8.21) → 20.2%(8.22)로 꾸준한 증가세가 확연하다. 

또 우려되는 점은 음식점, 카페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설을 통해 감염이 추정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8월 26일 현재, 처음 확진된 '지표환자' 2명에 의해 같은 건물 2층에 머물며 확진된 이용자 26명,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지인 38명 등 총 66명이 확진된 사례는 생활 밀접 시설 감염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음식점, 카페의 경우 음료‧음식 섭취할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하지만 사실상 이를 지키기가 어려워서 '턱스크', 즉 코를 내놓고 입만 가리거나 마스크를 턱에 걸친 시민들을 아직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또한 무더운 여름날에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어 위험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8월 23일 0시부터 2주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하여 ‘사회적 거리두기’3단계 격상까지 검토하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이 그동안 감염 확산을 위해 3단계 조치의 실시를 일찌감치 강조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적 파급, 특히 시시각각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들에게 닥칠 여파까지 고려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최적의 정책 결정 시기를 저울질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용자는 카페에서 음료‧음식을 섭취할 때를 제외하고 카페에 입장, 주문대기, 이동할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머무르는 시간을 최소화 한다. 또한 카페 관리자‧종사자는 마스크를 상시 착용, 이용자 간 2m 이상 거리두기 및 주기적 환기 등 생활 방역에 적극 참여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

정부는 어려울 때일 수록 위기에 강해지는 한민족의 DNA를 국민과 공유하며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식품업계의 호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현실도 한 예다. 미국, 유럽등에서 라면, 가정간편식(HMR) 등의 수요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이 증가했다. 더불어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매출도 동반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 시대의 식품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식품을 직접 취급하는 종사자의 마스크 착용, 손을 씻거나 소독할 수 있는 시설‧장비 또는 손소독제 등 구비 등을 강력히 점검하고 있다. 또 감염병 증상이 있는 종사자에 대한 업무 일시 배제 또는 건강진단 조치 및 집합금지 명령 등 조치 위반 시 영업정지 등을 하도록 입법예고를 추진하는 등 선제적 조치도 기울여 왔다.

아울러 가정간편식, 배달음식, 온라인 유통・판매제품에 대한 지도‧점검 및 안전성 검사를 강화했다. 특히 임대료 및 인건비 절감 등의 이유로 확대되는 무인편의점, 무인카페 등과 같이 새로운 유형의 영업에 대한 안전관리를 위해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가정간편식 제조·판매업체, 배달전문 음식점, 무인카페·편의점 등 식품 취급업소 1,988곳을 지자체와 함께 점검한 결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38곳을 적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조치에 우선해 나라와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방법은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방역 수칙 준수에 달려 있다. 아무리 전문가들의 대책이 우수하고 정부의 조치가 신속할 지라도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하고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마스크 의무를함부로 한다면 백약이 무효일 것이다. 옛말에 '약보 보다 식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잘 먹는 습관에 미치지는 못 한다는 뜻이다. 달리 말하면 사소한 마스크 착용이 아직 개발되지 않은 어떤 백신 보다도 낫다는 의미로 풀이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희생양은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층 등 바로 우리의 선량한 이웃들이다. 코로나19의 비극은 바로 우리 사회의 기반을 책임져온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위기에 그 실체가 있다. 민생 경제 회복의 시작과 끝은 작지만 큰 방역수칙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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