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찬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30일 새로 선출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여당이 국회 상임위를 독식한 상황과 관련해 “여당이 이왕 힘으로 깨부순 것,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원상회복시킬 것인가?”라며 국회 원구성 재협상을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하면서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라’고 화답한 만큼 이 대표의 결단을 기대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176석 정당’ 횡포, 이 정도서 중단시켜 달라. 부동산3법 처리과정의 불법·탈법 일일이 지적하지 않겠다. 여당은 걸핏하면 ‘법을 고쳐서라도 우리 뜻대로 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다. 야당에게 공수처장 비토권을 부여한, 시행도 해보지 않은 ‘공수처법’을 고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의회민주주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억지이고 힘자랑”이라고 민주당 단독운영 국회를 비판했다.

또 “이 대표가 국회에 비상경제·에너지·저출산·균형발전 4개 특위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것 환영한다. 야당도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며 “다만 검찰과 경찰, 사법부, 헌법재판소를 포함한 사법기구들이 청와대의 직접적인 영향력 아래 들어가고, 사법기구를 감독해야할 국회법사위원장까지 여당이 가져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의 잣대가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하면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사라진다. 국민의 신뢰가 사라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 그래서 우리는 국회에서 사법감시 특위를 별도로 둘 것을 제안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 대표님의 현명한 판단이 있었으면 한다”고 국회 법사위원장 야당에 분배와 사법감시특위 설치를 우회적으로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 대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낙연 대표께 거는 우리 야당의 기대 역시 작지 않다. 여야 대화의 채널이 오랫동안 두절 상태였다”며 “뜨거웠던 여당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됐다. 코로나 전쟁을 비롯한 국가적 현안에 여야가 본격적으로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원칙 있는 협치’를 일성으로 강조했다. 정치부 기자로 4선 국회의원으로 의회 현장을 지켜온, 김대중 대통령의 ‘애제자’인 이 대표에게 묻고 싶다”며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제안으로 1987년 체제 이후 지켜 온 ‘의장단-상임위원장단’ 구성의 원칙이 다 허물어졌다”고 여야의 의장단 및 상임위 배분 관행의 복원을 강조했다.

또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원방식과 관련해 “대표 경선의 와중에 ‘재난 구호금은 선별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한 점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며 “국회가 포퓰리즘의 경연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재난 구호금 10조원씩 100번 나눠줘도 아무 문제 없다’는 선동적인 구호가 스며들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짚었다.

이어 “의회주의가 ‘다수결의 원칙’보다 여야의 협의와 숙의를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라며 “합리적 견제와 균형이, 희소한 국가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농부가 농사를 포기하지 않는 한, 겨울에 볍씨를 먹어 치울 수 없고, 소를 잡아먹을 수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