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너희들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입으면 우리가 좌시 않겠다’면서 부추기는 듯”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사진=의협신문]
▲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들[사진=의협신문]

[폴리뉴스 정찬 기자] 이보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31일 전공의들이 집단행동 1차 투표 부결 결과를 번복하고 집단행동을 계속하기로 한데 대해 의대 교수들의 부추김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전공의들의 결정에 대해 “전공의들이 많이 힘든 것 같다. 정부에서도 압박이 있고 여론도 굉장히 안 좋고 실제로 고소, 고발 이런 것도 들어간다고 하니 압박감을 느끼면서 뭉쳐야 산다, 그런 의식이 좀 더 작동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거기에 또 한 가지를 자세히 보면 선배격인 교수와 전임의 선생님들이 (전공의 집단행동에) 기대를 가지고 있다. ‘너희들이 조금이라도 어떤 손해를 입는 것을 우리가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약간 부추기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에게는 교수의 말이 굉장히 중요하다. 교수들이 오히려 이런 시기에 파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일단 우리 선배들이 알아서 할 테니 일단 들어오라고 말려도 모자랄 상황에서 ‘우리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 너희들에게 미안하다’ 이런 뉘앙스를 계속 풍기고 있으니까 전공의들이 물러설 틀을 못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울러 “우리나라에 유명한 병원들,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선생들의 피와 땀으로, 노동 환경 속에서 굴러가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본인이 일을 안 하면 대학병원이 멈추고 대한민국 의료가 멈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이 멈추면 의료가 거의 멈추기 직전까지 가는 한국 의료가 취약하다. 이런 구조가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병원들이 의사를 싼값에 그리고 장시간 노동시키면서 쓸 수 있는 인력인 인턴, 레지던트 전공의 선생님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병원의 영리적인 운영과 그다음에 취약한 이분들에게 의존하는 이런 취약한 구조가 결국은 이런 우리 대한민국의 약한 고리를 만들어내고 이분들이 움직이니까 전체 의료 체계가 힘들어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전공의들이 주 80시간 일하면서 힘들게 의료를 지탱하고 있는데 왜 주 80시간 근무하나. 주 40시간 근무해야지”라고 의료시스템 전반의 문제도 지적했다. 

또 이 대표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과 공공의대 설립을 두고 정부와 의사협회가 충돌하고 있는데 대해 “사실 이 이야기는 하루 이틀 사이, 코로나 때문에 갑자기 나타난 이야기는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계속 공론화되어오는 중”이라고 갑작스럽게 나온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정부, 시민단체, 의사집단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었다. 의협도 분명히 그 과정에 참여해 반대 의견을 계속 표현해왔다. 전혀 몰랐던 일이 아니다”며 “이렇게 진료를 거부하면서까지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진료를 거부하면서까지 파업 투쟁을 할 그럴 만큼의 명분은 없는 일”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정책적으로 공론화, 여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합의를 이끌어내고 좀 더 숙의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특히 수도권에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여러 가지 의료 체계에 혼란이 있는 상황에서 의료의 정말 중요한 축인 특히 대학병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시는 전공의 선생님들이 파업을 한다는 것은 많이 명분이 떨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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