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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덕분에 챌린지’, 의사는 빼고?

간호사와 의사에 대한 갈라치기 유감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는 글을 올렸다.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 고생하고 있는 간호사들을 위로한 글이었지만, 의사들의 파업이 진행 중인 시기에 간호사들에게만 그런 마음을 표하는 글을 올린 데는 복선이 깔려 있다는 해석들이 많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장시간 사투를 벌이느라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우신가”라며 간호사들을 위로했다. 의사 파업으로 인해 간호사들이 짐이 더 늘어난 사실을 언급한 것까지야 그럴 수 있다 치더라도, 의사들을 비롯한 다른 의료종사자들은 쏙 빼놓고 간호사들만 고생한 것으로 표현한 내용은 즉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문 대통령은 "지난 폭염 시기, 옥외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벗지 못하는 의료진들이 쓰러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며 "의료진이라고 표현됐지만, 대부분이 간호사들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고생했던 의료진들에는 물론 간호사들도 포함되지만, 의사나 다른 의료종사자들도 많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지 읽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일단은 사실관계가 틀린 얘기이다. 선별진료소에서 고생했던 의료인들이 대부분 간호사들이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선별진료소에는 의사들도 많았고 검사 채취 인력들도 많았다.

의사 파업 사태로 불편해진 문 대통령의 감정이 의사들은 빼놓는 식으로 드러난 것 아닌가 짐작된다. 의사들의 헌신은 불편해진 마음 탓에 잊혀지고, 간호사들의 헌신과 고생만 기억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 아닐까. 의사 파업을 비판하는 국민 여론이 많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대통령이 나서서 의사와 간호사를 분리시키고 편 가르기하며 한 쪽의 공만 치하하는 듯한 모습은 대통령으로서 너무 협량한 태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의사 파업 사태야 조기에 종식되도록 당사자들 간의 합의가 빨리 이루어져야 할 일이지만, 그런 와중에 대통령이 굳이 의사들의 헌신은 없었다는 듯이 말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국민들이 ‘덕분에 챌린지’를 함께 했던 것은 코로나 19에 헌신하는 의료진 전체를 향한 마음이었지, 거기에 무슨 의사와 간호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에 올라온 아이유 팬들의 성명서는 문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문 대통령은 페이스북 글에서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면서 아이유의 선행을 소개했었다. 이에 아이유 팬들은 단지 간호사들만을 위한 기부가 아니었음을 소개했다. "아이유는 지난 2월에 의료진들을 위해 1억 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다섯 차례 기부를 펼쳤다"면서, "대통령께서 아이유의 선행을 높이 사 주신 점에 대해서는 황공하오나 아이유가 간호사분들에게만 기부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국민들이 있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아이유의 팬들이 대통령보다 넓고 깊은 마음을 보여준 셈이다.

비단 의사와 간호사들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문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집권 이래 ‘우리 편’과 ‘우리 편이 아닌 사람들’을 갈라치기 하는데 본능적인 감각을 보여왔다. 한 때는 그 갈라치기 리더십이 다수의 지지를 획득하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했지만, 그 결과로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치유되기는 고사하고 더욱 격해지고 말았다. 그것이 갈래갈래 찢겨져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집권 이래 통합의 리더십을 포기하고 분열을 심화시키는 편 가르기 리더십에 의존하여 국정을 운영해왔다. 그래서 박근혜 탄핵 이후 들어선 정권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임을 방기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모든 사안들을 놓고 편에 따라 갈라서게 되는 우리 사회의 광경은 그 편 가르기 리더십이 낳은 불행한 결과이다. 지난 몇 년 간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편 가르기 대전(大戰)의 뒤에는 그것을 지지층 결집의 효과적 수단으로 여겼던 집권 세력이 있었다.

대통령은 사회적 갈등의 최종적 조정자이다. 아무리 파업을 하는 의사들이 밉더라도, 그들의 헌신을 대통령이 보란 듯이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갈등을 더 자극할 뿐,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의사들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데 느닷없이 동원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간호사들도 반기지 않을 일이다. 무엇보다 그것은 어른답지 못한 모습이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다. 파업은 미워도 의사들의 헌신까지 없었던 얘기로 만들 일은 아니다. 문 대통령 자신이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을 때, 의료진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아니었던가. 설마 ‘의사는 빼고’는 아니지 않았던가.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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