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실용적이므로 이것 때문에 북미관계가 파탄 나지는 않을 것”
“한미군사훈련 유지에 김정은 좌절감 느끼며 시쳇말로 뼈 때리는 얘기 한 부분도”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폴리뉴스 정찬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27통의 편지를 보냈고 그 내용 중 일부가 공개된데 대한 북한의 입장에 대해 “존 볼턴 회고록 때와 마찬가지로 기분은 굉장히 나쁠 것”으로 바라봤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밥 우드워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내용을 엮어 낸 ‘격노’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로 전달했던 편지와 대화 내용 등이 공개된 데 대한 북한의 반응에 대해 “최고 존엄 얘기가 나오기 때문에 속으로 굉장히 기분 나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김 위원장이) 굉장히 실용적이기 때문에 이를 문제로 삼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됐을 때 (북미 회담의) 여지가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최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7월 12일 담화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좋은 관계를 굉장히 귀중하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면서 (김 제1부부장은) 대선 때문에 초조할 텐데 크리스마스 선물이나 전략도발(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까지 시켜주는 부분이 있다. 저는 이것 때문에 북미관계가 파탄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 내용과 관련해 “러브레터라도 표현하는 만큼 우정이나 연인의 편지와 같다는 것은 일단 존재한다”며 “1년 6개월 동안 (나눈) 친서다.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분위기가 좋으니까 밀접하고 친한 빈도가 많지만 실패했던 하노이 회담 이후에는 사실 뜸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노이 이후에 3주 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보냈는데 3개월 후에 김 위원장이 답을 한다”며 “물론 그게 6월 30일 판문점 3자 회동으로 가긴 했지만 그걸 잘 반영하고 있고 내용도 좋은 말의 성찬 속에서 뭔가 뼈 있는. 시쳇말로 뼈 때리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다운 편지”라고 한 지난해 8월5일 김 위원장이 보낸 편지에 대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때부터 하노이까지 완전한 군사훈련 중단을 약속했다고 주장한다”며 “북한은 이를 (북미관계에 있어) 일종의 바로미터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전 선언이라든지 경제제재 해제도 있었지만 과연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를 믿을 수 있느냐에 대한 첫 번째 시험지, 리트머스 시험지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이 얘기를 했는데. 이 얘기가 완벽하게 실천이 안 되는 데 대해서 김 위원장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 편지를 두고 ‘아름다운 편지’라고 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부분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을 다독여서 전략도발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 다독인 것”으로 추정했다.

밥 우드워드 기자의 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018∼2019년 주고받은 27통의 편지 4통은 1차 북미정상회담 전에, 15통은 1차와 2차 북미회담 사이에 주고받았으며 4통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사이에, 4통은 판문점 회동 이후에 전달됐다. 1차 북미 정상회담과 하노이 2차 회담 사이에 친서가 가장 많이 오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5일 보낸 편지에서 “도발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주요 이슈를 논의할 우리 두 나라의 실무 협상에 앞서 취소 또는 연기될 것으로 믿었다”며 “한반도 남쪽에서 벌어지는 연합군사훈련은 누구를 상대로 하는 것이며, 누구를 저지하려는 것이며, 누구를 패배시키고 공격하려는 의도인가”라고 한미훈련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나는 분명히 불쾌하고 이 감정을 당신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 정말 매우 불쾌하다”면서 “각하와 내가 이런 솔직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관계라는 게 엄청나게 자랑스럽고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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