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여론조사 “美 유권자 83%, 코로나19 걱정한다”
마스크 안끼고 실내 유세하는 트럼프, 코로나 대응 자화자찬
‘워터게이트 특종 기자’ 우드워드 폭로 “트럼프, 코로나 위협 축소”
10월 백신 공언하는 트럼프...바이든은 “거짓말” 비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편집자주: 미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폴리뉴스>는 코로나19, 인종차별 이슈, 대북 관계 등 선거의 중심이 되는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미국은 현재 누적확진자가 675만명, 사망자는 20만명에 이르는 코로나19 세계 최대 피해국이다. 방역과 마스크, 백신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최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의 통제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대선 전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역 실패 책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슈, 여론에 미치는 영향은?

보수성향이 짙은 미 폭스뉴스가 지난 13일 밝힌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들이 꼽은 걱정거리 2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였다. 83%의 응답자가 코로나19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1위는 실업률(87%)였다.

또 미국이 코로나19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는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응답은 11%에 그쳤고, 거의 통제하고 있다는 응답은 19%였다. 어느 정도 통제하고 있다는 응답은 30%였다.

응답자의 52%는 바이든이 코로나19를 더 잘 통제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를 고른 응답은 44%에 그쳤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7일~10일 투표 의사가 있는 유권자 1191명을 대상으로 실행됐으며, 표본오차는 ±2.5%p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대선을 앞두고 외교 성과에 기대고 있지만, 코로나19 등 국내 문제에 완전히 묻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외교문제는 대선에서 톱 이슈가 아니다”라면서 “트럼프가 세계 무대에서 얻은 것들은 그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대응, 참전용사 비하 발언 이슈,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 그가 코로나19가 공중 보건에 미친 위협을 고의로 축소했다는 것을 드러내는 녹취록 등에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네바다주에서 유세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네바다주에서 유세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마스크 없이, 5600명 모인 실내 유세

트럼프는 연일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발언을 내뱉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로 실내 유세를 강행해 방역 지침을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마스크 없이 유세에 참여하는 모습도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격전지인 네바다주에서 실내 유세를 벌였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에서 실내 유세를 한지 3개월 만이다. 

네바다주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0명이 넘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으나, 트럼프가 헨더슨시의 ‘익스트림 매뉴팩처링’ 공장에서 연 이번 집회에는 5600명 가량이 운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

시 당국은 방역지침 위반을 들어 이번 선거 집회를 주최한 ‘익스트림 매뉴팩처링’ 측에 벌금 3000달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는 같은 날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청중들과) 아주 멀리 있는 연단에 오르기 때문에 (감염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프리랜드의 MBS국제공항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자신이 코로나19에 침착하게 잘 대응한다고 자평하면서 자신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영국 수상 처칠이나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사진=연합뉴스>
▲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 <사진=연합뉴스>

 

트럼프의 코로나 19 위협 축소·중국책임론 반복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축소했다는 밥 우드워드의 폭로를 회피하기도 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상을 특종 보도해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하야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한 우드워드는 9월 15일 발행할 저서 ‘격노’에서 “트럼프가 코로나19 위험성을 알고도 미국 국민에게 독감 수준이라고 왜곡·축소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다수 미국 언론에 따르면, 그는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코로나19가 공기로 전염되기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바이러스다. 우리가 아는 독감보다 훨씬 치명적’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의 지난 2월 7일자 양측 통화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같은 달 2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는 통상 예방접종을 하는 독감과 비슷하다”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곧 백신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드워드는 1월 28일에도 트럼프가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 부보좌관으로부터 ‘코로나19가 67만 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 스페인 독감처럼 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이틀 뒤 회견에서 “바이러스는 잘 통제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의미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들을 속였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트럼프는 “내가 말했던 것은 침착해야 하며 패닉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다수의 연설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면서 책임을 중국에 돌렸다. 

우드워드는 지난 5월 22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코로나19가 다른 나라로 퍼지지 못하게 막길 원치 않았을 수 있다”면서 중국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미국과 전 세계에 보냈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트럼프 맹비난 “코로나 위험성 은폐, 국민 배신”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에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그는 9일 미시간주 유세에서 우드워드의 폭로 내용과 관련 “트럼프는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다. 이 치명적인 질병이 이 나라를 휩쓸 때 그는 그에게 주어진 역할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 이것은 미국 국민의 생사가 걸린 배신”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또 그는 “그는 미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면서 “전문가들은 1주일만 빨리 움직였어도 3만 600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고, 2주 빨랐으면 5만 4000명을 구했을 것이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트럼프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마스크를 쓰는 것을 독려하고, 오는 대선에서 우편 투표를 할 것을 권했다. 대면 유세는 최소화했고, 하더라도 취재진 등 필수 인원만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달 말 있었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온라인 방식이 동원됐다. 

지난 7월 트럼프가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하겠다고 통보한 날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대통령의로서의 첫날에 WHO에 재가입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탈출구는 백신?

트럼프의 지지율이 바이든에 비해 지속적으로 밀리고 있지만, 백신 개발은 표심의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이를 의식하는 듯 트럼프는 ‘10월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백신이) 아주 빠르게 보급될 것이며, 여러분은 아주 큰 서프라이즈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백신 개발은 2~3년 걸리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덧붙여 “백신은 아주 안전하고 효과적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백신 접종을 서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바이든은 7일 유세 중 “트럼프는 거짓말을 너무도 많이 해와서, 우리가 정말 좋은 백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국민들은 그것을 맞기를 꺼린다”면서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해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믿지 않는다”면서 “국내 공중보건 전문가들과 의료진, 과학자들의 말을 믿지 트럼프의 말은 믿을 수 없다”고 10월 백신 개발을 일축했다.

미국 국민도 백신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4일 CBS방송과 유고브 방송이 미 유권자 249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2.4%p)에 따르면, 응답자의 21%가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58%는 다른 사람의 접종 효과와 부작용을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무료를 전제로 즉시 접종하겠다는 답변은 21%였다.

특히 응답자의 65%는 연내에 백신이 나올 경우 이를 시험이 불충분했거나 급하게 나온 결과로 간주할 것이라고 답했다. 35%는 연내에 백신이 나와도 이는 ‘과학적인 돌파구’를 의미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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