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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美 대선] ‘흑인 러닝메이트’ 손잡은 바이든 VS ‘질서’ 강조 트럼프...인종문제 상반된 행보

트럼프, 법과 질서 유지 강조...시위대 ‘폭도’ 규정
바이든, 흑인 민심 포용 행보...트럼프 비난 주력

*편집자주: 미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폴리뉴스>는 코로나19, 인종차별 이슈, 대북 관계 등 선거의 중심이 되는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지난 5월, 백인 경찰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8분 46초 동안 눌러 숨지게 한 ‘플로이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M·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미 전역으로 퍼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23일에는 미국 위스콘신 주에서 흑인남성 제이콥 블레이크가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로부터 7발의 총격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시위는 미 주요도시에서 3개월째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시위 현장에서는 반인종차별 시위대와 트럼프 지지자들이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 1명이 숨졌다. 일부 시위대가 행진 중 주변 상가에서 약탈·방화를 시도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더불어 시위대는 노예제 옹호 전력이 있는 역사적 인물들을 비판하며 동상 파괴 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6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버지니아주 보스턴과 리치몬드 등 3곳에서 시위대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을 파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폭도이며, 이들이 테러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에 대해 주 방위군을 투입해 대응할 것이며 자신은 ‘법과 질서’를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시위가 빈번한 교외 지역 주민들과 백인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반면 바이든은 폭력에는 반대하면서도 BLM 시위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고, 트럼프는 미국 최초의 인종차별주의자 대통령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더불어 그는 흑인 여성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면서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트럼프 “폭력 시위대, 바이든 지지자”
시위 장기화 되면서 지지율에 이득

트럼프는 시위대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이들이 바이든 지지자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있었던 공화당 전당대회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서 ‘법과 질서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법과 질서’는 지난 1968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로 확산한 전국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빚어진 폭력사태를 바로잡겠다고 주장할 때 사용했던 구호다. 닉슨 대통령은 이를 이용해 백인 중·상류층 교외 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사로잡아 당선됐다.

트럼프는 이달 3일(현지시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아 “바이든의 계획은 미국 내 테러리스트들을 달래주는 것이지만, 내 계획은 그들을 체포해 기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일에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행진하던 BLM 시위대가 음식점에 들어가 영업을 방해하고 식당 야외에서 식사하던 노인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공유, 이들을 “폭력배”라고 비난했다.

그는 “시위자가 아닌 이들 무정부주의자는 바이든 유권자들”이라면서 “하지만 바이든에게는 통제력이 없고 할 말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트윗을 통해서는 “약하고 한심한 민주당의 리더십 때문에 이런 폭력행위가 민주당이 운영하는 다른 도시와 주들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바이든과 상원에서 가장 진보적인 러닝메이트인 카멀라는 그것에 관해 이야기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법과 질서라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과 민주당이 집권하면 미 전역이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캠프의 전략은 안정과 질서를 우선하는 무당파 유권자들을 끌어모으고 보수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17일 워싱턴DC 국립문서박물관 연설에서는 ‘길거리 폭도’들이 미국의 역사를 파괴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하면서 “우리는 오늘 압제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러 여기 왔다”고 말했다. 또한 학교에서 애국 교육을 촉진할 국가위원회를 설립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이같은 주장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좌파’로 규정하고, 이들이 미국 역사를 비하하고 있다고 묘사하면서 백인 보수 유권자들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트럼프의 행보는 최근 바이든과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데 성공하고 있다. 

지난 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과거 연구를 볼 때 민주당 정책을 지지하는 평화 시위가 폭력 시위로 변질되면 5~10% 정도의 지지율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간다고 분석했다.

16일 트럼프 지지율(47%)이 바이든(46%)를 오차범위 내에서 처음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밝힌 라스무센도 “최근 주요 도시들에서 폭력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히스패닉계 지지자들에게 지지율을 끌어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가 강조한 ‘법과 질서’에 있어서 바이든이 오히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 14일 미 몬머스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바이든이 법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라고 응답한 비율은 48%였다. (3~8일 미국 내 성인 867명 조사, 오차범위 ±3.3%p)


바이든 “트럼프, 폭력 멈출 수 없다”
해리스 파트너로 선택, 흑인 표심 자극

바이든은 폭력 시위를 반대하면서도 트럼프가 나라를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피격당한 블레이크 가족을 만나는 등 트럼프와 상반된 행보를 걷고 있다.

그는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CNN이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 참석,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과 관련해 “평화 시위대가 살해되고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이 주요 도시를 행진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백악관 아래에 놓인 미국이다. 이곳이 안전하다고 느끼는가?”라고 반문했다.

바이든은 블레이크 사건에 대해서도 즉각 성명을 내고 “이 총격이 우리나라의 영혼을 관통했다”면서 “즉각적이고 철저한,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며 총을 쏜 경찰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3일 커노샤를 방문, 블레이크의 가족들과 만나 한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같은 달 1일 커노샤를 방문했지만 블레이크의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법과 질서’를 강조하며 경찰과 주 방위군을 칭찬하고 돌아간 트럼프와 대조된다. 

바이든은 31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트럼프가 5월 플로이드 사건 이후 지속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사회 불안을 조장했다면서 “트럼프는 오래 전 이 나라에서 도덕적 지도력을 상실했다. 그는 수년동안 그것을 조장했기 때문에 폭력을 멈출 수 없다”고 비꼬았다.

또 “그는 자신을 질서의 인물로 선전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지금까지 해결책의 일부분이 아니라 문제의 일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이같은 행보로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왔다. 이 가운데 바이든은 자신의 러닝메이트를 카멀라 해리스로 선택하면서 흑인 표심 확보 행보에 정점을 찍었다. 

해리스는 인도인 어머니와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으로, 2010년 캘리포니아주의 첫 흑인 법무부 장관 타이틀을 가져갔다. 2017년 상원의원에 당선됐을 때도 상원 역사상 두 번째 흑인 여성 상원의원이었다. 바이든이 집권하게 되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이자 유색인종 부통령이 된다. 

다만 바이든 캠프가 흑인 위주의 선거전략에 집중하면서, 히스패닉계 유권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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